본문 바로가기
귀농

작두콩 유감

by 扁宜雪裏不爭春 2021. 1. 12.

 

지난여름 철의 기 나긴 장마가 저에게는 이제야 실감이 납니다, 사실,

 

다른 해에 비해서 유래 없이 길었다지만, 농사짓는 입장에서는 그다지 싫지 많은 않았거든요,

 

바쁘고 긴한 일은 봄철에 모두 해 놓은 상태라서 할 일도 그다지 없는 데다가,

 

무더운 여름철 땀 흘리는 일도 없기에, 날마다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지낼만한 상황이었지요, 그러나,.....

 

모든 일은 양면성이 있듯이, 뙤약볕을 피해서 시원한 여름을 보냈으면 그와 준하는 대가는 있게 마련이지요, 

 

봄 철 모종 장사할 때 가장 많이 팔리는 작두콩이,

 

지난여름 철 극심한 장마로 수확량이 확실하게 눈에 보일 정도로  떨어졌다 는 것인데요,

 

모종 만들 작두콩은 해마다 직접 심어서 전체 필요한 량 중에서 상당량을 조달했지만,

 

지난가을 철 수확해 보니, 품질도 예년에 비해서 별로인 종자가 겨우 2kg 남짓,

 

이 정도는 예년의 4분의 1도 되지 않은 수확량이었습니다,

 

사실, 머리 좋은 사람 같았으면 이때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하는데,

 

요놈의 돌대가리가 다른 일에 신경 쓰다가 깜박 잊었지 뭡니까,

 

똥 마려운 강아지 울타리 뜯는다 는 속담이 있듯이,  미리미리 준비를 해 두었으면 이리 급할 일도 아니건만,

 

이제야 없는 작두콩을 구하려니 답답할 수밖에요,

 

아무리 장마철이 길었다 지만, 전국의 농장들을 뒤져보니 모종 만들 작두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가격이 두 배로 뛰었더라 는 것인데요, 

 

이제껏 거래해 온 농장들은 물론이고, 전화 해 본  작두콩 보유한 동네 거의가 배를 내밀고서,

 

상황이 이러니, 아쉬우면 두 배로 뛴 가격에 살 테면 사고 아니면 말아라,... 하는지라, 난감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이제껏 해마다 모종 구입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얼마가 올랐을지라도 종자 구입해서 실망을 드리지 않아야 하는데,

 

다른 해에 비해서 품질도 좋지 않을 작두콩, 싹이 오르지 않을 개체도 상당할 것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마음을 어이하리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