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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한담

자생란 산채길에 낫을 가져가는 이유는?

by 扁宜雪裏不爭春 2020. 7. 2.

 

지난 봄철 어느 날입니다,

 

제 블로그에 자생란 산채 갔다는 글이 있는데 바로 그 시기이지요,

 

시장에 가셨던 어머니께서 위 사진상의 기다란 갈고리를 하나 구입해오셨기에,

 

"노인네가 어디에 쓰시려고 그런 무식한 연장을 사 오셨냐" 고 퉁명스럽게 물었더니,

 

어머니 말씀이 걸작이데요,

 

난 캐러 다니는 사람 연장이 이렇듯 튼실해야 난초도 많이 캐는 것이지,

 

고작 손가락 만큼한 접이식 낫이나 가지고 난을 캐러 다니니 맨날 빈손인 것 같아서일부러 구입해오셨답니다,

 

산속에 자생하는 난초에 대해서 잘 모르는 노친네인지라,

 

제가 연장이 없어서 접이식 낫이나 가지고 난초를 캐러 다니니,

 

허구헌날 다녀도 캐오지 못하고, 맨날 빈손으로 오는 줄 아시는 모양이라,

 

어머니의 엉뚱한 자식사랑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서 한참을 웃고 말았습니다,

 

자생란을 산채해 본 분들은 너무나 잘 아실 터이지만, 난초 뿌리는 호기성(好氣性, 산소를 좋아하는 성질)이라,

 

땅속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지 않고 지면에서 조금 아래 부드러운 토양에 뿌리를 내리거나,

 

아니면 떨어져 쌓인 낙엽 속으로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굳이 묵직하고 성능 좋은 연장 챙기지 않아도 캐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수년 전만 하더라도 도시 변두리의 5일 장날에 한 뭉큼에 5000원씩 팔리는

 

불법 산채한 민춘란을 캐는 경우라면 튼튼한 연장이 필요하겠지만,

 

1년 내내 가 봐야 고작 한 두 번 정도에, 1~2촉 캐오는 것이 전부인 변이종 자생란 캐는 데는

 

굳이 연장이 필요가 없지요,

 

정히 힘들다면 주변의 나뭇가지 꺾어서 캘 수도 있거든요,

 

따라서, 저 같은 경우는 난 산채 한답시고 따로 연장을 구입하지는 않는데요,

 

그러나 산에 갈 때마다 꼭 챙기는 연장이 있으니, 바로 위에서 언급한 접이식 낫입니다,

 

그렇다면, 호미나 갈고리등 따로 연장이 필요 없는 난 산채 길에 하필이면 낫일까요?

 

이 해답은 어제 날짜의 기사에 나오던데요,

 

관련기사 클릭 → news.v.daum.net/v/20200701092611395

 

 

하루 30cm 자라는 '생태계 파괴범' 칡덩굴.. 줄기머리 5cm 아래를 잘라라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고온다습한 여름철 왕성하게 번식하는 칡덩굴은 산림과 도심지 외곽 도로 등지에서 산림 경관을 저해하고 산림생태계를 훼손하는 등 다양한 피해를 준다. 특��

news.v.daum.net

 

나무 종류 불문, 일단 감고 올라타기 시작하면 숙주인 나무가 아무리 수 백 년 묵은 아름드리라 해도

 

결국은 고사 시키고야 마는 칡넝쿨을 잘라내기 위해서 인데,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다른 연장은 가지고 다니지 않지만 낫만큼은 꼭 챙기고 있다가,

 

특히 자생난초와는 불가분의 관계인 소나무를 칡넝쿨이 감고 있는 것을 보면

 

웬만해서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잘라주는데 쓰는 용도였던 것입니다,

 

물론, 이런 임기응변으로는 고작 1~2년 동안만 효과가 생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속담처럼, 그 효과는 일순간에 그치겠지만,

 

1~2년의 잠깐 사이라도 칡넝쿨에 감겨서 고사 직전인 나무를 응급 처치해 준다면,

 

후에 산림청이나 지자체가 대책을 세워서 제거해 주기를 바라는 행위였던 것인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자생란 산채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서 산에 자주 가니, 숙주 나무를  거침없이 타고 오르는

 

칡넝쿨의 패혜를 잘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그저 기사 몇 줄 읽는데 그치기에,

 

칡넝쿨이 다른 나무들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고 있는지 사태 파악이 힘들겠으나,

 

산림청 관계자나 그와 유사한 위치의 분들이 어제의 기사에 조금만 신경을 쓰고 봐주신다면,

 

전국에 걸친 칡넝쿨이나 그와 유사한 덩굴성 식물들의 폐해는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칡넝쿨을 제거하는 방법은 기사에도 조금이나마 언급이 있는데,

 

저 같은 경우, 지참한 장비가 워낙 빈약한 탓에 줄기 잘라주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이 경우에 다시 살아날 확률 거의 100%이고, 기사에서 언급한 지하 부분5cm 정도에서 자르는 방법은,

 

삽이나 간단한 장비로는 땅파기가 곤란한 돌이나 바위 투성이 산 속의 토양을 잘 모르고 올린 기사글이라,

 

가장 쉽고 확실하게 제거하는 방법은 역시나 농약이 제일 간편하겠습니다,

 

출시 한 지 벌써 수 십 년이 넘는 시간임에도 아직도 그 효과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근사미라는 농약은,

 

농약 명칭 그대로 식물의 내부로 천천히 스며들어 종래에는 뿌리까지 죽이는 효과를 발휘하는데,

 

근사미 원액 한 두 방울 정도를 붓이나 스포이드로 빨아들여서,

 

간단한 방법으로는 잘린 상처에 발라준다거나,

 

확실한 효과가 보장되는, 칡넝쿨에 구멍을 파고 그 안에 넣어주는 방법을 쓴다면,

 

경험 상 거의 90% 이상 확실하게 고사가 될 것이니, 실행에 옮겨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지요,

 

다만, 근사미 원액을 바른 후에는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적당하게 발라주면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과잉일 때는,

 

옆에 서있는 다른 개체의 나무에도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원액을 알맞게 희석시키던가 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고요,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19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어려운 시기이지만,

 

떡 본 김에 제사라는 속담도 있듯이,

 

이 기사로 인해서 관련 기관에서의 많은 관심을 바라는 마음에서 올리는 글입니다,

 

저처럼 취미로 자생란 산채를 하는 분들도, 호미나 갈고리 대신 낫을 들고 가셔서,

 

칡넝쿨에 덮혀서 숨도 쉬지 못하는 나무들 보면, 좋은 일 한다는 생각으로 제거해주셨으면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