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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한담

때늦은 능소화 주문에서 인간의 간사함을 본다

by 扁宜雪裏不爭春 2020. 6. 30.

오늘 하루 종일 장맛비가 내리는 중이라 농장에서 쉬고 있는데,

항상 이맘때쯤에 연래 행사처럼 오는 전화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는 것 같아서

시간이 난 김에 한마디 적습니다,

다름 아닌, 능소화 구입 전화문의인데요,

제 블로그에 능소화 판매글을 올려놓은 것은, 벌써 5~6년 정도 전에 2번 정도 되는 것 같고,

그 뒤부터는 전혀 판매글을 올리지 않은 것 같은데,

이맘때, 즉 능소화가 피는 시기만 되면 어김없이 구입문의 전화가 온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한 두 건이 아닌 최소한 10여 건 정도로,  그런데 더 특이한 점은,

정작 뿌리를 캐내서 판매할 수 있는 시기, 즉 가을철 잎이 떨어지는 시기부터

늦은 봄철까지는 단 한 건의 구입문의 전화도 없습니다, 아니,

구입문의는 고사하고 키우는 방법 물어 오시는 분조차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얼마나 망각의 동물이고 간사한 동물인지, 금방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지금 시기의 능소화는, 줄기가 뻗어나가면서 끝에 꽃이 달리는 시기라,

봄철부터 화분에 담아 키운 개체가 아니라면,

봄이나 가을처럼 금방 땅에서 떠서 판매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운데,

가장 큰 이유는, 잔뿌리가 거의 없는 능소화 특유의 성질 때문입니다,

뿌리 자체가 잔가지가 전혀 나오지 않은 데다가,, 마 뿌리나 연근처럼 연하기에,

굴취할 때 조금만 부주의하면 부러지기도 잘하는데, 다른 나무라면 몰라도 능소화라면,

여름에 옮기는 행위는 거의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을철부터 이듬해 봄철까지는, 뿌리 대부분을 잘라버려도 고사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나무 자체의 생명력은 상당히 우수한 개체로 보이기도 하지요,

요즘의 시기에 전화하시는 분들은, 이런 능소화의 특징을 모르고

언론매체나 인터넷에 올라온 화려한 꽃을 보면서 자신도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앞뒤 가리지 않고 전화부터 하시는 것 같던데요,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돈만 많다면 요즘에도 화분에 들어있는 능소화 얼마든지 구입 가능합니다, 다만,

부피가 있는 화분이라 일반 값싼 배송은 불가능하기에,

그렇지 않아도 부풀려진 나무값과 배송비 합하면 가을이나 봄철에 구입하는 것 보다 최고 10배정도는

더 지불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십시오, 따라서,

저에게 아무리 전화하셔도, 특별하게 봄철부터 화분에서 키운 개체가 없기 때문에 판매에 응하기가 어려우며,

꼭히나 구입하시고 싶다면,

제 전화번호를 저장해 놓으셨다가 남쪽에 거주하신 분들은 가을철에, 북쪽에 사시는 분들은

늦은 겨울이나 이른 봄철에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현대는 국제화시대 인 지라, 봄철에 수입되는 능소화만도 수 십 종류가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나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국내산 능소화입니다,

미국 등 외국에서 수입되는 품종은 우리의 기후에 잘 맞지 않아서 인지 꽃이 잘 피지도 않을뿐더러

핀다고 해도 본고장 특유의 화려함은 찾아볼 수가 없고 기형이거나 꽃 수명 또 한 짧습니다,

제가 기르는 능소화는 순수 국내산이며, 판매가격은 지름 1cm 정도나 그 이상의 굵기에 평균 1만원이고,

전화번호는 화면 오른쪽의 판매글들 클릭해 보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