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거르면, 7마리나 되는 들고양이 무리들이 먹을 것 달라고 맡겨놓은 것 마냥 앵앵거리며
아예 합창을 하는 바람에, 고등어 대가리가 떨어지면 아무리 바쁜일이 있어도 5일장에 가는데,
요 근래들어 재래시장에 나온 생선들이 너무 싸다,
싸다 못해서 거의 거져라는 느낌이 들 정도인데, 고등어 대가리만 가져가지 말고 고기도 좀 사가라고 하기에
마침 동태가 앞에 보여서 얼마냐고 물었더니,
아주 굵은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상당히 굵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3마리에 5000원이다, 사실은,
지난 번 장날에 굵직한 고등어가 4마리에 5000원이라 하기에, 나는 먹지도 않은 생선이지만 싼 맛에
구입해다가 고양이들 주고 있었는데, 이 동태 또 한,
농장으로 가지고 가 봐야 먹을 사람도 없는것을 잘 알고는 있지만, 그냥 가면 손해(?) 일 것 같기에,
6마리에 만원을 주고 구입해서 지금도 냉동고에 보관 중인데,....
그 뒤 15일 정도 지나서 들른 장날에는 꽁치가 30마리에 5000원이라기에,
고놈의 욕심이 덥썩 구입하고 말았는데, 아,..... 이를 어쪄면 좋으랴? 구입하고 조금 지나다 보니 이 집에는
40마리에 5000원이 아닌가?
크기가 좀 부족한가 하면서 이미 구입한 꽁치를 꺼내서 길이를 재보니, 평균차이도 거의 없다,
에라 모르겠다, 이 꽁치도 담아주세요, 하고 보니 합해서 무려 70마리다,
욕심에 구입은 하였지만, 입 두개가 먹어야 얼마나 먹겠는가?
소금 발라서 구워 먹다가 먹다가 지쳐서 이 물건도 냉동고 행이다,
하필이면 고양이 먹거리가 설날 직전에 떨어져서 장날인 3일에 들렸더니, 이번에는 계란이 날 붙잡는다,
시장에 들릴 때마다 눈 인사하던 계란장사가, 30개 들이 4판에 1만원이라 하면서 나를 불러세운다,
평소대로 눈 인사만 하고 말 것을,....괜스리 말 대답을 한 내가 잘못이다,
혹여 오래된 달걀 아니요? 했더니, 오래되어 싼 것이 아니라 초란이라 자잘해서 그렇지 맛은 좋단다,
언뜻 인터넷에서 본, 마약달걀이라고 한창 인기를 끌었던 달걀을 장아찌 만든다 는 방법이 생각나기에,
먹을 사람이 없어서 그러니 2판만 달라 했더니, 4판으로 묶음 판매하는 상품이라 그럴 수 없단다,
그래봐야 1만원인데,........... 하면서 덥썩 구입하고 말았더니, 아무리 잘아도 120개나 된 계란 무게가
장난이 아니게 무겁다, 평소에는 항생제 문제로 멀리하던 달걀이지만,
지나다닐 때마나 눈인사를 하는 처지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구입했으니,
농장에 가지고 들어오기는 했으나, 120개나 된 알들을 모두 처치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급한대로 인터넷 뒤져서 마약달걀 만드는 방법을 읽어 본 다음에, 2판을 삶아서 껍질 벗기고,
오래 전 구입해서 냉동고에 넣어 둔 돼지고기가 시간이 너무 지난 것 같아서,
같이 볶아서 장조림은 해 놓았으나 나머지 2판이 문제다, 궁여지책으로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다,
언젠가 본 글에서, 식초에 계란을 넣어두었다가 먹으면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다던데, 한번 만들어 볼까?
사이트를 뒤져서 초란만드는 방법을 읽어보기는 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 비위로는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만드는 일을 포기하고 말았는데,
아,........ 저 놈의 2판이나 남은 계란은 어디에 쓸 것 인고?????
이렇듯 난처하게 만드는 주범인 고양이들이 웬수다,
고양이만 아니라면, 60이 넘는 나이에 재래시장 기웃거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생선이 아무리 싸고, 먹을 사람이 없어서 계란이 길거리에 뒹굴어 다닌다 한 들,
보지 않으면 그만일 것을,...
옛 고사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는 말인데, 우리가 언제부터 먹을 것 걱정하지 않고 살게 되었다고,
내 자신 이렇듯 먹거리를 하찮게 여기는 천박한 사람이 되었을까?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자식 가르치는 선생님 뵈러 올 적에, 계란 한꾸러미 들고 찾으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어제인 듯 싶고,
내 입에 들어오기 까지, 거친 대자연과 싸우면서 거두워 온 사람들의 피와 땀이 스며있는 먹거리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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