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가을 자생란 산채를 하다 보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몇 있는데요,
요즘의 산에는, 바닥에 떨어져 썩어가는 밤들이 너무나 많다 는 것입니다,
짐작키로 오래전에는 밤나무 밭이었던 것 같지만,
주인이 돌아보지 않은 십여 년 사이에 잡목이 자라서, 밤나무 크기와 같아지다 보니,
얼른 보아서는 밤나무 밭 인지 조차도 구분이 어려운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닌데요, 아마도,
주인장께서 너무 연로하시거나, 아니면 이미 돌아가셨지 않았나? 싶은데,
알밤이 들어있는 밤송이들이 떨어져서 바닥에 쌓이면서, 이불처럼 두껍게 쌓인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밤이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는 벌레들이 나오지 않아도,
밤이 나무에서 분리되어 바닥에 떨어지고 며칠만 지나면, 벌레들이 기어 나오면서 썩기 시작한다 는 것인데요, 그러나,
저처럼 자생란 산채만 하러 다니는 사람은, 바닥에 떨어져 썩어가는 밤들이 아무리 아까워도,
그냥 발길을 돌릴 수밖에 다른 도리는 없습니다,
밤 줍는데 시간을 낭비할 수도 없거니와,
기동성이 필수인 난 산채 길에 다른 짐들이 있으면, 빽빽한 잡목 사이나 험한 산길을 타기 어렵기에,
아무리 아까워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데요,
너무나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 다음날 자루를 가지고 다시 찾아도,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는 산 중에서, 어제의 밤나무를 찾기가 상당히 어려운지라,
이런 일 한 두 번 경험해 보고는, 이제는 다시 찾을 생각은 버린 지 오래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호시절을 만난 것은 멧돼지들입니다,
밤송이 속에 든 밤은 가시 때문에 못 먹어도, 바닥에 떨어진 알밤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치우다 보니,
번식에 유리한 면이 조성되었고, 개체수가 많아진 멧돼지들이 먹을 것이 떨어지는 겨울철이 되면,
농가나 도심으로 내려오거나, 심심하면 산소까지 훼손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깊은 산속 오래된 산소들은, 하나같이 멧돼지 주둥이를 피해가지 못했고,
심하면 지면과 같아지거나, 조금 덜하더라도 반 정도 파헤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물론,
떨어진 밤들을 주어 먹고 번식률이 높아졌다고는 단정할 수 없지만, 그럴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보는데요,
노령연금이 없었던 시절이나, 기타 노후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분들 중에는,
가을철이면 산속의 밤을 주어서라도 생계를 이어가던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꽤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분들이 전혀 보이지 않음과 동시에, 멧돼지들의 번식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그렇게 틀린 짐작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분들이 주어 온 밤들은 소위 쥐 밤이라 해서, 알은 잘지만 맛과 저장성이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사실은 그때 그분들이 주어 온 밤을 구입해서 말린 다음, 1년 내내 밥에 섞어먹었던 사람이기에 잘 알고 있지요,
호주머니가 두둑한 사람은 아니기에,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나 노인네가 상황이 어려운 줄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은 도와드리지 못하고, 대신 그 분들이 주어 오신 밤들을 구입했던 것인데요,
구입한 날 바로 삶아서 말려두었다가, 시간이 날 때 나무망치로 껍질을 깨고 알만 모은 다음,
년 중 생각이 날 때마다, 밥에 섞어먹으면,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씹히는 고소한 맛이 그만이고,
그때의 상황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면서, 올해도 한참 수확시기에 싸게 구입해서 말린 밤들을
아래 사진에서처럼, 이미 밥에 섞어먹고 있는 중인데요,
지난번 제가 밤을 구입한 농장의 주인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올해는 밤 매출이 시원치 않다 는 말을 듣고서,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서 이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밤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5일 장 난전에서 밤을 판매하시는 분 들 중에는, 자신이 키운 밤나무에서 수확된 밤을 가지고 나오신 분들이 있는데,
이런 분을 찾은 찾은 다음 가장 작은 사이즈로 40kg 정도 달라하시면,
1kg 당 3000원 정도인 12만원에 구입 가능하실 것입니다,
밤은 굵기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많이 나기에, 자잘한 것은 소량 판매가 어렵고 경매장에 갇다주어도 똥값에 가까운지라,
직접 재배와 판매하시는 분만 아신다면 아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는 것이지요,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서로 상부상조하는 마음으로 구입하시어,
1년 내내 고소하고 풍성한 밥상 만들어 보시면 어떨지요?
'농촌한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경선 탈락한 이유? (0) | 2021.11.10 |
---|---|
이재명과 윤석열의 여 야 대권후보 확정 (0) | 2021.11.05 |
땅콩호박과 양하로 본 사람들의 미디어 의존도 (0) | 2021.10.30 |
민주당은 홍준표와 윤석열 중 누구를 더 선호할까? (0) | 2021.10.29 |
윤석열의 개 사과로 본 대권후보 정치꾼들의 민낯 (0) | 2021.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