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는 말이 있습니다,
어렸을 적 겪은 기억이나 경험 식성 등이, 오랜 시간이 지나 환경이 바뀌어도
일평생을 따라다니면서 적당한 기회를 만나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는 것인데,
저같이 60이 한참 넘는 경우, 유년기 시절 식량난으로 어려움을 직접 겪은 세대라서 인지,
유독 식성 문제에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에 딱 적용이 되는데요,
먹을거리가 차고 넘쳐나는 시대에 살면서도, 문득문득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면,
그냥 넘기고는 결코 배겨내지 못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습니다, 예로,
분명 냉장고에는 먹을거리가 가득한데도, 고추장에 멸치 찍어 먹는다던지, 또는,
뒷곁의 텃밭에서 풋고추 따다가 된장에 찍어먹든가 아니면,
오늘 글의 제목으로 올리는 고구마 줄기,
데쳐서 된장에 무쳐먹던가 하는, 제 자신이 생각해도 황당한 짓을 하고 마는데요,
심지어는, 소금에 참기름 섞어서 밥을 비벼먹기도 하지요,
늦은 가을철이나 이른 봄철의 상추쌈도 그중의 하나인데요, 그런데,
이런 이상야릇한 문제는 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해마다 토란 수확할 때쯤이면 어김없이 오는 주문전화가 있는데, 그것은,
저에게는 아무 쓸모가 없어서 버리는 토란잎을 구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주문에 말없이 응하기도 했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궁금증이 더해지기에,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쓸모없는 토란잎인데, 무엇에 쓰시려고 구입하십니까? 했더니,
토란잎을 말려 두었다가 삶아서 무쳐먹으면 맛이 좋다면서,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매년 만들어 주신 음식인데,
돌아가신 지금은 스스로 만들어 먹는다 고 하시던데, 글쎄요????
어릴 적부터 대해왔던 토란이지만, 집에서 토란잎으로 반찬거리 만드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저는,
독한 토란잎 무엇이 맛이 있다는 것인지? 그저 고개만 갸웃거릴 뿐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네 속담이 얼마나 정확한지 말해주는 예라 할 수 있겠지요,
오늘 올리는 고구마 줄기도 그 예 중의 하나인데요,
그제나 어제처럼 날이 더워서 몸이 늘어지는 날에는, 약간 자극성 있는 음식이 생각나면서,
된장에 풋고추 찍어 먹거나, 뒷곁에서 고구마 줄기 따다가 삶아서 된장에 버무려 먹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데,
일단 된장 한 숟갈 듬뿍 퍼서 삶아놓은 고구마 잎에 얹은 다음, 수확해서 저장 중인 양파와 마늘, 그리고,
이제 살이 올라서 통통한 풋고추 듬뿍 썰어 넣고, 여기에 곁들여 들기름이나 참기름 넉넉히 넣어 버무려 준다면,
천하에 이 보다 더한 진미가 또 있을까? 싶은데요, 그러나,....
인간의 간사한 입맛은, 한 끼나 아니면 잘해야 두 끼 정도에서 더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어집니다,
만약 더 이상 이 진미 반찬이 남아있다면, 억지로 먹거나 아니면 버리거나 둘 중의 하나의 선택만이 남았기에,
살면서 나 자신이 얼마나 간사한 동물인지, 스스로 느끼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제 간사스러운 입이야 어찌 되었든지, 고구마라는 식물은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대단한 작물입니다,
심지어, 굵은 줄기는 말렸다가 소들의 겨울철 간식으로 최고인데요,
이 글과 인연이 있어서 읽어보신 분들, 특히 60대 이상인 분들이라면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한 번쯤 실행해 보셔도 손해는 없을 것 같군요,ㅎㅎㅎ
오늘의 고구마에 대한 글은 이것으로 마치고, 내일은 고구마 심는 저 만의 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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