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3년째인 올해부터, 첫 해에 심었던 각종 과일나무들이 열매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는 매실로, 비록 꽃을 보기 위해서 심었지만 수양 백매에서 열매를 수확한 것을 필두로.
왕보리수가 그 뒤를 따르고 이어서 채리가 빨갛게 익었는데요.
그 뒤로는, 일전에 글을 올린 살구와, 요즘에 수확되는 자두,
그리고 현재 며칠 내로 수확시기가 다가오는 천도복숭아가 뒤를 잇고 있지만. 문제는,
소비처가 마땅치 않다 는데 있습니다.
다시 말한다면, 수확은 했으되 먹을 입이 없다 는 것이지요.
집안 식구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리가 상당한 고로 수확 시마다 그때그때 갇다주기도 어렵거니와.
없는 시간 쪼개서 갇다준다 하더라도, 요즘처럼 먹을 것이 지천인 시기에 반가워할 사람도 없을 것은 뻔하기에.
귀농 전 같이 살았던 대전에서 수확된 먹거리도, 집안 식구들이 먹은 것은 전체 10% 도 안되고.
거의 대부분 주위 사람들에게 주고 말았는데요. 현재는 더더구나 멀리 떨어져 있기로,
올해 처음으로 수확된 매실과 왕보리수 그리고 살구를, 설탕 조림이나 와인을 만들기로 계획을 세우고서,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 보니 "비정제 설탕" 이라는 상품이 있더군요.
판매자의 설명에 의하면, 현재 온. 오프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설탕은 인위적으로 정제를 했기 때문에.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분이 모두 사라졌지만, 정제 하기 전의 설탕은 그와 반대라고 하던데요.
20kg 당 배송료 포함 가격이 340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하기도 하거니와 각종 영양소까지 그대로라니,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구입을 했는데요, 문제는 이후부터 일어났습니다.
먼저, 대전에 있을때는 거의 해마다 만들어 오던, 왕보리수로 와인 만들기를 시도했지요. 그런데.
해마다 해 오던 방식대로라면,
왕보리수 전체 수확량 8kg에 설탕 8kg을 넣고 으깬 다음, 시중에서 구입한 이스트를 넣어 잘 섞여주면.
3~4일 정도부터는 발효가 되면서 술맛이 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비정제 설탕으로 바꿔서인지, 1주일을 기다려도 술맛이 나기는커녕 검은곰팡이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영문을 모르고 있다가, 더 이상 방치하면 아예 버려야 할 상황까지 올 것 같아서.
일단은 큰 통에 담아서 대형 냉동고에 얼려두었는데요.
시골이다 보니 구입한 이스트가 너무 오래되어 발효가 되지 않았는지? 아니면,
정제한 설탕이 아니라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인지? 지금도 모르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만든 것은 매실청인데요.
위 사진은 매실 10kg과 설탕 10kg을 큰 플라스틱 통에 버무려 놓은 모습입니다 만.
역시나 위의 왕보리수로 와인 만들때처럼, 검은곰팡이가 피어났습니다.
정재 된 설탕으로 만들 때에는 녹는 속도가 빨라서, 언감생심 생각지도 못한 현상이었는데요.
3분의 1 정도의 설탕이 녹지 않고 바닥에 가라앉아버리는 바람에,
녹은 설탕의 농도가 약해지다 보니, 곰팡이가 발생된 것으로 생각되어.
대형 통 속에 손을 집어넣고 날마다 휘저어 준 다음에야, 곰팡이가 멈추었고.
이런 일련의 사고를 거친 후에 만들어진 매실청에서는, 약간의 식초 맛이 느껴지기에.
만들기만 했지 지금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아서 그냥 쳐다만 보고 있는데요.
비정제 설탕으로 조림한 살구에서도 거품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면서, 손이 가지 않기는 마찬가지라.
지나가다 들리신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제가 무슨 잘못을 한 것인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올해만 만들것이 아닌 와인이나 매실청, 그리고 살구 설탕 조림이기에,
이 문제는 제가 확실하게 알아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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