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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한담

모종판매로 본 인간들의 저급한 조급성

by 扁宜雪裏不爭春 2021. 5. 10.

 

어제 59일 일요일,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모종 주문 전화가 가장 많이 몰려야 할 시기인데,

주문이 단 한 건 들어왔습니다, 물론,

예년에 비해서 주문량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빨리 파장이 왔다는 것인데요,

이런 이상한 현상이 시작된 것은 대략 4~5년 전 정도부터 시작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파장이 빨리 온 것은 개장이 빨랐다는 것과도 연관이 있는데,

올해는 작년 보다 더 이른 4월 초부터 주문이 들어오더군요,

개장이 빨랐다는 작년에도 415일 정도부터 주문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한 술 더 떠서 10일 날이 되기도 전에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

해를 거듭할수록 개장이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빨라진 모종시장이 온난화 현상을 앞두고 과연 얼마나 더 빨라지는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과연 이런 현상이 왜 생겨나는지 이해가 불가하다 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모종시장이 파장된 한잠 후에 심어도, 종류 불문하고 가을철 수확을 못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요,

그 대표적인 작물이, 마늘 수확 후에 심는 땅콩입니다,

일부러 늦게 심는다기 보다는, 상황 상 어쩔 수 없기에 심는다 는 것인데

거의 6월 초나 늦으면 중순에야 심습니다, 물론,

모종은 5월 중순이나 말경에 미리 만들어 놓기는 하지만,.......

늦게 심는 것은 땅콩만이 아닙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판매가 모두 끝나고 남는 모종으로만 심는 이유도 있지만,

매년 이 시기만 되면 찾아드는 가뭄현상이나,

제 자신의 게으름도 늦게 심는데 한몫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제 경험 상, 5월 달 내에서만 심는다면 시기적으로 절대로 늦지 않는 모종들을,

굳이 4월부터 심는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한데요,

이 시기에 심는 가장 의아스러운 작물이 고구마 순입니다,

제 어릴 적 기억대로라면, 고구마 순을 심는 시기는 모 낸 후인데요,

현재 제가 서식하는 논산지방에는 이제야 초벌갈이를 한 상태로,

아직도 모를 내려면 한참이나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구마 순은 이미 거의 모두 심어버렸다는 것인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물론,

남이야 고구마 순 일찍 심던 말던 제가 관여할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입니다, 다시 말한다면,

앞으로도 한 달 후에 심어도 되는 고구마 순을 조금 빨리 수확하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거의 두 달 가까이 4월 달부터 미리 심으면서, 서리 피해 막으려고 비닐을 덮는다는 점입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먹어보려는 천박한 조급성이, 환경파괴에 앞장서고 있다 는 점인데요,

현재 심는 거의 모든 작물들이 비닐로 멀칭 하는 것도 모자라서,

서리피해 막는다고 멀칭 위에 또 다시 멀칭을 하는, 2중으로 비닐을 사용한다 는 점에서 결코 좋은 일은 아니고,

이 문제는 거의 모든 작물들에서 나타나기에,

오늘 이 페이지와 인연이 있어서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 만이라도,

저렴한 조급성 때문에 4월 달부터 모종 구입해서 심는 어리석음은 이제 버려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비록 작은 면적에서나마 모종 판매로 약간의 소득을 올리는 제가 생각하고 있는 모종들의

가장 알맞은 식재시기는 언제일까요?

제가 올린 모종으로만 한정해서 본다면,

삼채나 초석잠은 4월 중순 정도부터 시작해서 5월 말까지 봄 철 내내 가능하고

종자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작두콩 같은 경우에는 425일 이전이지만,

풋 작두콩 생산에는 5월 말 일 까지도 가능하고요,

위에서 6월 마늘 수확 후에 심는다는 땅콩이나, 히카마 여주도 5월 말 일 정도면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야콘 같은 경우는 20일 정도, 땅콩호박, 동아호박과, 3개월 작물인 국수호박 울외 단수수 등은

5월 달이 넘어 심어도 수확량에 크게 영향이 없어 보였습니다, 다시 말한다면,

거의 모든 작물들은 5월 달 내에만 심는다면 가을철 수확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 는 것이니,

남들이 심는다고 4월 달부터 서두르다가, 냉해피해를 입고 속상해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작물을 심기위해서 필수가 되어버린 비닐멀칭 문제인데요, 사실 저 같은 경우,

될 수 있으면 비닐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서,

어느 작물에도 멀칭을 하지 않은지가 거의 10년이 넘어갑니다,

그렇다면 날마다 눈만 뜨면 대책 없이 자라나는 잡초는 어떻게 제어하고 있을까요?

사실 단 한 평이라도 농사를 지어 본 사람들은 잡초라는 놈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두 알고 있기에,

가장 손쉬운 잡초 억제 방편으로 검은 비닐로 멀칭 하는 방법을 쓰는데,

저 같은 경우는, 비닐대신 잡초 억제제 농약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잡초 억제제가알라그리고 낫쏘라는 농약으로,

입제와 액제 형태로 시판되고 있는 이 농약의 효능은 잡초의 종자가 발아하는 것을 방해하면서,

그 효과는 한 달 약간 넘는 기간으로 보이던데요,

그러나 이 농약을 사용하는 시기가 정해서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

경운기나 트랙터로 로타리를 친 다음 작물을 심고 3일 이내에 이 농약을 사용해야지만 효과가 확실한데,

그 이후에도 가능은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잡초의 종자가 발아하기에 효과는 점점 떨어집니다,

일단 발아가 된 잡초나 기타 식용작물들에는 이 농약이 아무런 효과가 없거든요,

현재 이 농약으로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보는 작물이 마늘인데요,

봄 철 이맘때, 마늘밭 메느라 허리 휘어지는 고통과 시간낭비를 확실하게 막아주는 고마운 농약이기도 합니다,

모종주문이 거의 끊어진 어제 일요일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 되기에 그동안 미룬 작업 끝내고

저녁시간에 이 글을 올리고 있는데요,

제가 올 봄에 심은 작물은, 지난 3월 말 경의 감자가 유일하답니다,

다른 작물들 심을 땅은 아직 초벌 밭갈이조차도 전혀 하지 않았는데요,

밭갈이는 커녕, 땅콩호박 같은 경우는 아직 종자도 뿌리지 않았습니다,

일찍 생산해서 조금이라도 좋은 값에 판매하려는 분들 아니라면,

조금 늦게 심고 조금 늦게 수확하는 여유를 가지시라는 것입니다,

남 보다 며칠 더 빨리 수확한다고 해서 누가 표창장 주는 것도 아니고,

며칠 더 빨리 먹어서 뒤룩뒤룩 살이 찌는 것도 아니잖아요? ㅎㅎㅎㅎ,

끝으로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는?

식물은 낮기온이 높다 고 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햇볕이 없는 밤의 기온이 높아야만 성장을 하는 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