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 난초의 겨울나기 비닐을 걷으면서, 만년청 위로 덮어주었던 보온재도 함께 제거했습니다.
혹독한 겨울철 추위를 이겨내느라, 위에 덮어준 비닐과 가까이 있던 잎사귀들이 상당 부분 상한 모양인데요.
날씨만 따뜻해지면 금방 새로운 잎들이 자라나면서 원상태로 돌아오는 것이 만년청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 만년청은 우리 집과의 인연이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시장에서 촉 하나에 5000원 주고 구입해서, 화분에 심은지가 10년이 훨씬 넘어가는 어느 날.
더 이상 기력이 쇄 해서 화분에 물을 주기가 어렵다시며, 저에게 맡긴 지가 3년이 되었으니.
아무리 짧게 잡아도 15년 정도 되었나요?
화분에서 오래 살다 보니, 제가 가져온 당시에도 10여 촉이 넘게 붙어있던데.
가져온 날 바로 온실 속 노지에다 심었더니, 번식 속도가 기하급수적이었습니다.
한정된 면적에서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다 보니,
작년부터는 일부를 이렇듯 바깥에다 심고. 난초와 같이 보온재로 덮어주었지만,
자생란보다 한참 더 추위에 약한 것처럼 보여, 심으면서도 상당히 걱정스러웠는데요.
이렇듯 멀쩡하게 살아있는 것을 보면서, 너무 기쁜 나머지 제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제 농장에는 만년청만 노지에서 키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 사진 속의 백년초는, 전남 해안가로 자생란 산채하러 갔을 때 채집해온 것입니다.
밭둑에 넘쳐나다 못해서 사람이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번성하다 보니,
주인장께서 너무 귀찮았던 모양으로, 쇠스랑으로 대충 파 헤쳐서 밭둑 한쪽에다 쌓아놓았던데요.
그럼에도 살겠다고, 한쪽은 말라죽어가고 있으면서도 한쪽으로는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은연중에 감탄스러운 마음이 생겨, 몇 개 가져와서 올해 겨울을 제 온실에서 보내고 있는데요.
위의 백년초와 사촌지간 같은 아래의 천년초도, 생명력이 무서울 정도로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년초와 천년초를 선인장류에서 공통으로 사용합니다)
아는 지인이 운영하는 꽃집에 들렸더니, 1000원에 판매하겠다고 내놓았는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는지 말라비틀어지고 있기에, 가격을 치르고 가져와서 심었더니.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1m 정도의 크기로 성장 중인데요.
위의 백년초와 함께 이 놈도 참으로 감탄스러운 점이 있다면,
아무리 죽으라고 내던져 버려도 결코 죽지 않고 살아난다 는 것으로.
지난겨울철 영하 19.5℃의 혹독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비닐 두 겹 안에서 전혀 손상됨이 없더라는 것이지요.
같이 심어져 있는 알로에도 마찬가지로 추위에 강한 식물이던데요.
이 알로에도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놈으로, 혹독한 겨울철에도 끝부분의 잎만 약간 물러질 뿐.
다른 부위에는 전혀 손상이 없이 올해 겨울철도 지나고 있습니다.
덤으로 지난겨울철 자생란 산채 시에 캐 온 유카 어린 모종입니다.
할머니만 혼자 사시는 것으로 보이는 집 앞을 지나다 보니, 이렇듯 어린 유카들이 보이기에.
할머니더러 캐가도 되느냐고 했더니, 제발 좀 캐가라시면 몸서리를 치십니다.
지난해에는 상당히 큰 어미 유카가 있었지만 너무 큰 데다가 잎 끝에 가시까지 있어서.
명절날 내려온 아들에게 뽑아버리라고 했더니, 이제는 새끼들이 올라오고 있다시며
모두 다 캐가라 하시지만, 심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3개만 가져왔는데요.
역시나 추운 겨울철에도 멀쩡한 것을 보면 이 물건도 보통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는 것이지요.
지구촌에는 이렇듯 수없이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지만,
제가 이렇듯 볼품은 없을지라도, 생명력이 강한 식물들을 호의적으로 보는 이유라면,
아무리 시련이 닥쳐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조금만 추우면 기름 드리 부어 가면서 난방하고, 조그만 더우면 에어컨 가동하면서
지구를 망치고 있는 인간이라는 동물에 비해서.
혹독한 추위와 찌는듯한 더위를 묵묵히 참고 견디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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