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죽의 죽순은 가느다란 다른 종류와 달리 늦게 올라오기에, 빨라도 1.5개월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
하필이면 1년 중 가장 바쁜철과 겹치기 때문에, 해마다 죽순캐러 먼 길을 갈 수도 없고 해서,
올해는 논산의 농장에다 이식할 생각으로 작심하고 대나무 캐서 옮기는 작업을 지난 3월 30일부터
시작하고 있는데요, 위 아래 사진들은 부여 제 소유의 산에 자생하고 있는 왕대들의 모습입니다,
죽순에 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은, 중간크기의 솜대죽순도 식용으로 하는 모양이지만,
저같은 경우는, 가느다란 죽순은 별로 구미에 맞지 않아서, 굳이 이런 굵은 왕대 죽순을 선호합니다,
재래시장에 노인네들이 가지고 나온 죽순들은, 땅위로 길게 올라 온 죽순을 별 힘들지 않고 끊어온지라,
죽순 좋다 하니까, 멋모르고 구입해서 조리를 하신 분들이,
한번 먹어 본 다음에는 두번을 찾지 않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식용으로 쓸 죽순으로는, 땅위로 길게 올라 온 것은 절대 불가합니다,
녹색이 들어 간 길게 올라온 죽순은, 독성이 있기 때문이고 질기기 때문인데,
먹을 수 있는 죽순을 캐려면 괭이나 곡갱이가 필수입니다,
지면에서 20cm 이하로 올라 온 죽순을 괭이로 땅을 판 다음에 지하부에 있는 죽순만을 캐야 하는데,
이 조건에 맞는 죽순은, 지면에서 될 수록 깊은 곳에서 올라 온 죽순이어야 합니다,
깊은 곳에서 올라올 수록 부드럽고 연한 부분이 많기 때문인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면 가까운 곳에서 올라오는 5월 중순경의 첫 죽순 보다는,
5월 말이나 6월 초순등, 깊은 곳에서 늦게 올라오는 죽순이 좋다는 것입니다,
먹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죽순을 캐내는 일은 정말이지 힘든 일 인데, 오전에 발견된 죽순의 크기가
약간 못미쳐서 지나치고 오후에 다시 가 보면,
그 사이에 너무 성장해버려서 캘 수 없는 상태가 되어있는 경우를 많이 겪어보았습니다,
지난 3월 30일 부터 이제껏 3번 정도 가서 갈 때마다 위 사진처럼 큰 덩어리로 떠서 가져 온 대나무가
벌써 50주 정도 되는데요, 섬을 만든 다음 심어놓았기 때문에, 후에 세력이 왕성해 진다 해도
넒은 곳으로 길게 뿌리를 뻗을 공간이 없어서 더 이상은 번성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대나무는 처음 이식할 때는 어렵고 활착이 더딜지라도, 일단 세력을 뻗치기만 하면 걷잡을 수 도 없이
번식을 하기 때문에 이런 안전장치를 만들거나 땅속으로 굵은 시멘트 벽을 만든 다음 심어야,
후에 겪을 참사를 미리 막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떠 온 대나무에서는, 대략 3~4년 부터는 굵은 죽순을 수확할 자신이 있는데, 이유는,
위 사진처럼 될 수 있으면 덩어리를 크게 떠서 가져와야 만이 봄에 올라오는 죽순이 굵게 올라 온다는 것입니다
목본류도 초본류도 아닌 대나무는, 다른 식물들이 생존하는 메카니즘과는 너무나 달라서,
아무리 굵은 대나무를 이식시켜도, 다음해에 올라오는 죽순은
겨우 쇠젓가락보다 못할 정도의 굵기로 올라오는데, 위 사진처럼 될 수 있는 한 큰 덩어리로 캐서 이식시키고
퇴비등 거름을 주면, 대략 3년 정도면 굵은 죽순들이 올라 온다는 것이지요,
대나무 옮기는 주 포인트는,
아무리 가느다란 대나무를 옮긴다 하더라도 뿌리에 흙이 붙어있게 떠내야만 합니다,
그렇지 못할 시에는, 봄에 올라오는 죽순 세력이 떨어져서 가느다랗게 올라오다가 죽거나,
살아남더라도 수년간, 길게는 5년 동안에도 별다른 세력확장을 하지 못합니다,
이 산에는 왕죽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줄지어 자생하고 있는데요,
제가 이 산을 한번 본 다음, 망설임 없이 구입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제껏 60년 넘게 살아오면서 세한삼우 종류를 아끼고 기르면서 곁에두고 있었기에,
이 산을 구입하여, 각종 매화종류만 더 심으면 세한삼우 동산이 될 수 있겠다는 낭만적인 생각에서
구입했던 산인데, 그러나,....
3월 30일 대나무 캐러 간 첫날부터 열받는 경우를 접하고 말았습니다,
위 사진은 3월 30일 날 제가가서 첫눈에 맞닥드린 장면입니다,
제가 두 팔로 감싸안아도 한참 부족한 아름드리 소나무를 주인인 제게 말도없이 잘라가고 말았던데요,
제일 굵고 곧은 밑부분은 잘라가고서 중간부분만 남겨둔 모습입니다,
너무 열받아서 군청에 신고하려고 전화를 했지만 토요일이라 관계자가 없어서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월요일에 대나무 캐러 다시 가 보았더니, 제가 없던 일요일에 사진속의 나무토막도 마져 가져가고 없더군요,
당장 군청에 전화해서 담당자를 호출했지만 현장에 나타난 담당자가 할 수 있는거라고는
사진찍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너무 답답하여, 오래 된 일도 아니고 바로 어제 일어난 사건이니
경찰서에 부탁해서 길거리마다 설치되어있는 cctv 확인해 보라 했지만,
말 같지도 않는 변명만 일삼고서, 내일 정도에 군청에 나와서 신고서류 작성해 달라 하기에,
내일 가겠노라, 하면서 돌려보낸 다음, 다음날 군청에 가지도 않았습니다,
군청에서 나온 담당직원 말하는 꼬라지 보니, 바쁜 시간 쪼개서 신고서류 작성해줘 봐야,
돌아올 댓가는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군청 담당자가 나쁜것이 아니고, 양심을 밥 말아먹은 나무를 베어간 놈이 나쁜놈인데
아무리 욕심으로 점철된 인간이라는 더러운 동물이기는 하더라도,
최소한 100년이 넘은, 지 할애비뻘 되는 아름드리 소나무를 베어, 무엇에 쓰려고 했는지?
차라리 분을 떠서 살아있는 상태로 가지고 갔다면 이렇듯 화가 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비록 내 산에서는 떠났지만, 어느 대갓집에서 귀한 몸이 되어 있을 것이니까요,
옆에 있었다면 무슨 댓가를 치루고서라도, 그 더러운 낮짝 만천하에 공개해 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다시 대나무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저는 대나무 종류라면 어느것이나 관계없이 좋아하지만, 특히 더 좋아하는 것은,
오늘 올린 왕대나무와 오죽 그리고 며칠 전에 올린 시누대를 진짜 좋아하는데요,
1년에 최소한 몇백 만원씩, 작년같은 경우에는 1천만원이 넘는 수입을 안겨주었던 오죽이나,
분재로 만들어 놓으면,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시누대, 그리고,
오늘 올리는 왕대같은 경우는, 봄철 죽순과 더불어 분재소재로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습니다,
제 목표는, 왕대나무 분재의 수고를 1m 이내로 줄이는 것인데요,
이제껏 수 십년을 연구해 왔는데, 이제 곁에 두고서 본격적으로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사실, 면적만 넓었다면 봄 한 철 죽순장사도 해 볼만 할 터인데,
자생지 면적도 협소한 데다가, 이주할 논산의 농장과도 17km 정도 떨어진 상황이라서,
판매까지 이어질 것 같지는 않고, 다만, 이번에 옮겨진 대나무에서 몇 년 후에 나오는
죽순은 실컷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ㅎㅎㅎㅎ,
대나무와 공존, 자생하고 있는 우람한 소나무들
'농촌한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택란을 구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0) | 2019.09.24 |
---|---|
로젠택배의 배송료 유감, (0) | 2019.05.02 |
시누대(산죽)로 분재만들기 (0) | 2019.03.31 |
토란대박, (0) | 2019.03.27 |
땅두릅 풍년 (0) | 2019.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