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생란을 말할 때, 개인적인 표현으로 "호남의 보물" 이라 하는데요,
이제껏 자생란 산채의 대부분을 잎변이종에 한에서만 한 것은,
잎변이종은 사철 어느때라도 가능하지만, 꽃변이종인 화예품 산채는 1년에 딱 한번,
자생란이 꽃을 올리는 시기는 3월 15일 전후라서,
업종 특성 상, 시기적으로 가장 바쁜 철이기 때문입니다,
빠른 곳은 3월 10일로, 해남이나 완도가는 길목 즉 회진이나 강진쪽이고,
15일 정도부터는 보성이나 벌교 조성 고흥 쪽,
그 후부터는 순창이나 임실로 점차 북상하다가 장성 백양사 정읍에서 마침표를 찍는데,
이처런 대단위로 서식하는 곳 외에도, 우리나라 삼면의 바닷가 근처 산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요즘에는 온난화현상으로 가끔은 대전 근처의 대청댐이나 옥천의 산에서
자생란을 만나는 경우도 가끔은 있다고 하던데요,
물론, 저는 아직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자생란에 환장한 친구들 중에는,
남쪽지방으로 자생란 산채하러 갈 시간이 없을 때에는 운동삼아서 근처의 산으로 갔다가
본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산에 피어있을 홍화 적화 황화등 색화들을 생각하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건성으로 하다가 실수할 때도 많았는데, 올해는 큰 맘 먹고 내려왔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자생란 산채는 2순위고, 1순위는 주문받은 양하 때문이었는데요,
지난달 말 경부터 주문받은 양하를 물건이 없어서 보내드리지 못하고,
며칠 후에 양하 심어놓은 밭에 내려가서 캐다가 준다면서, 차일피일 이제껏 밀려 놓았다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기에, 등을 떠밀리듯 내려왔지요, 그렇지만,.......
정읍에서 양하 캔 후에 근처의 산들을 둘러보아도 아직은 꽃이 피어있는 자생란 개체가 없기에,
조금 더 내려가기로 하고서 자리잡은 곳이 순천 송광사와 주왕댐 근처입니다,
이 사진은 섬진강 물줄기를 타고 내려오다가 옥정호 근처에서 찍은 것 같은데,....
양하가 있는 장소에서 약 90km 정도 아래로, 위 사진으로 보듯이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내려왔습니다,
하지만,........내려 올 때의 부푼 꿈과는 달리 이제껏 이렇다 할 성과는 전혀 없다 는 것이 문젭니다,
내려 온 날 포함해서 어제까지 3일인데, 앞으로 일요일까지 2일을 더 돌아다녀도
결과가 없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점점 들기 시작합니다,
사실, 일단 꽃변이종인 색화 개체가 있기만 한다면, 잎변이종 보다 찾기는 쉬운데,
3일 동안 만나 본 자생란 꽃이 수 만 송이나 되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찾는 색화는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을 보면, 차라리,
그렇듯 찾기 어렵다는 잎변이종 찾기가 더 쉬울 것 같습니다,
3일 동안 허탕만 치다가 어제 겨우 찾은 것이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황하인데요,
글쎄요???? 이 개체를 얼른 본다면 분명히 황화로 보이지만,
제 개인적인 견해는, 아니다 쪽에 90%, 혹시나??? 쪽에 10% 정도로 보는데,
사진으로만 만나는 분들의 생각은 어떠하신지? 궁금해서 이 글을 올립니다,
먼저 아니다 쪽은, 사진으로 보이듯이 이 꽃이 흙속에 묻혀있었던 시간이 많았다는 점과,
덩어리가 너무 크다, 인데요,
이 정도의 자생란 덩어리라면 적어도 수 년 동안 꽃을 피웠을 것인데, 아직도 남아 있다(???) 는 점이고,
가장 의심이 가는 것은, 전체적으로 진노란색이다 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색화의 특징은, 전체적으로 한꺼번에 색이 들어오는 것은 극히 드물고 대부분이 녹을 밀어내면서
위에서 부터 색이 들어오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 개체는 전체적으로 노랑색이어서 의심이 갑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면은, 꽃이 오르기 시작하면 단 하루 동안만 지나도 녹색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꽃 색깔이 탁해지는데 비해, 이 개체는 너무나 투명하고 맑다는 점입니다,
정읍에서 양하 캘 때 보니, 그 날 새벽에 추웠던 모양으로 물웅덩이가 살어름이 얼었던데요,
이런 추위에는 난꽃이 하루나 이틀사이에 금방 오르지 않습니다,
최소한 며칠은 걸렸을 것인데도 이처럼 맑은 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10% 정도의 희망을 가져보는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4~5일 정도 꽃이 제 형태를 유지하기만 하면 금방 알 수 있는 문제이긴 한데,
꽃이 땅 속에 머무르고 있던 때에 아마도,... 벌래가 파먹어 들어간 모양으로, 그리고,....
가만히 두었다면 모르되 캐내서 옮겨오느라 뿌리도 상했을 것이고, 이렇듯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서
이 꽃이 피어나서 제 수명대로 살 지는 미지수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이 난초꽃의 진면목도 세월이 알려주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은 없는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만일, 이 난초가 지금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피어난다면 그 때 다시 한번 글 올려보지요,ㅎㅎㅎㅎ
여담 한마디,
자생란 산채하러 다니면서 가장 흔하게 보는 모습의 사진입니다,
처음 무덤을 만들때는 비석이나 상석, 양쪽에 모자걸이 석물등 거창하게 만들었지만,
세월이 흐르고 후손들이 돌보지 않아서 인 지, 이렇듯 무덤위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세삼 인생사 덧없음을 실감합니다,
무덤위에서 자란 소나무가 대략 50년 정도 된 것으로 보여지던데, 그렇다면,
최소한 50년 이상, 후손들이 산소를 돌보지 않았다는 말이 되는 것이지요,
차라리 간단하게 무덤만 만들었더라면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변모해 갔을 것이지만,
이처럼 석물까지 세워놓으니 자연화가 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오히려 흉물스럽기까지 하는데요,
누구집 탓할 것도 없습니다,
바로 우리 집안도 제 반대를 물리치고 기어코 비석이나 석물들을 세우고 말던데,
저야, 젊었을 적 자생란 캐러 다닐때부터 이런 모습들을 익히 봐오던 터라, 세월의 덧없음을 일찍부터
깨닫고 있었지만, 집안사람들 대부분이 저와 같은 삶을 살지 않은지라,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요,
요즘에는 멧돼지들까지 극성을 부리며 무덤들을 훼손하고 있는데,
높은 봉분을 주댕이로 뭉게버리고 무거운 체중으로 밟아대는 바람에,
군데군데 구덩이가 생기기도 하고 평탄해지기도 하는데, 참으로 목불인견인 무덤들도 허다합니다,
커다란 바위를 방패삼아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앙증맞게 피어나는 자생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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