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낭패가 있나,.......
해마다 이맘때면 자생란 색화 변이종 산채 길에 나서는데, 올해는 시기를 너무 잘못 잡은 것 같습니다.
다른 동네는 몰라도, 바다가 가까운 고흥지방에는 지금쯤 난초 꽃들이 올라올 것이라 굳게 믿고서 내려왔는데.
단 한 개체의 꽃조차도 보이지 않기에 난초 밑동을 파 헤쳐보니.
올라올 생각은 전혀 없는 모양인지, 아직도 꽃대가 자라지 못한 꽃봉오리들이 바닥에 박혀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예년같지 않은 올해의 싸늘한 봄 날씨 때문으로 생각이 드는데, 사실은,
올봄 날씨가 너무 추운 바람에, 예년에는 지금쯤 소나무 접목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접목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한정된 일정에 먼저 자생란 산채부터 시작했는데요.
내려오면서도 걱정을 했지만, 최소한 고흥지방에는 꽃이 올라왔을 것이라고 믿었던 제가 잘못입니다.
항상 보아왔던 대로라면, 매화가 꽃을 올리면 난초도 같이 오르던데. 그리고,
위 사진상으로 보시는 것처럼, 매화도 오르기 시작하는데, 난초는 아직도 깜깜무소식이라니,....
그렇다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기에는 올 봄철의 일정 상 불가능에 가깝고,
그렇다고 빈손으로 올라가자니 이제까지 든 비용과 시간이 아깝고, 진퇴양난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봅니다.
올해의 자생란 색화 산채가 이렇듯 엉망진창이 된 이유가 있습니다.
전남 화순지방의 모 카페에서, 배송하기 어려운 길이의 파초 40개를 주문하셨는데요.
지난 겨울철에도 한꺼번에 40개를 구입한데 이어서 두번째인지라, 원하시는 시기 3월 5일에 맞춰 내려온 것인데,
한 번 내려오는 일이 상당히 어려운 걸음이다 보니.
겸사겸사 같은 시기에 날짜를 잡는 바람에 이렇듯 낭패를 당한 것입니다.
요즘 파초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다 보니, 자생란 쪽이 희생된 것이지요.
상황이 이렇듯 난감한 상황에도 긴가민가 서호반은 하나 캤지만.
아무리 높게 보아도 50:50이라, 별로 기대할 만한 개체는 아닌 것 같습니다.ㅎㅎㅎㅎ
저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이름 모를 노란 꽃들은 흐드러지게 피었던데요.
자생란이나 매화보다 더 빨리 피어나는 꽃도 있다 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신기하게 보여서 몇 장 찍었습니다.
이 식물의 이름은 모르지만, 정말 신기한 꽃입니다.
아무리 바다가 멀지 않은 지방이긴 해도, 아직도 새벽에는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렇듯 화려한 노란색의 꽃을 피우고 있는 식물을 보면서,
자연의 신비스러움에 새삼스럽게 감탄이 나옵니다.
올해의 자생란 색화 산채는, 앞으로 2~3일 정도 더 있다가 빈손으로라도 올라갈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군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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