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채 길도 거의 헛걸음한 것 같습니다,
지난번 올린 유령 산채 한 날부터 이제껏 빈손이었다가, 오늘에야 겨우 하나 건진 것이,
위 사진 오른쪽의 노랑색, 일명 서 성(曙 性)을 보이는 난초 한 촉이 고작인데요,
그나마 빈손은 아니기에 위안을 삼습니다 만,....., 오가는 기름값과 고속도로 요금,
그리고, 9일 동안의 숙식비 포함하면 만만치 않은 액수인데,....ㅎㅎㅎㅎ,
하지만, 오늘 수확한 서(曙, 이 글자가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는 그런대로 괜찮아 보입니다,
사진으로도 보이듯이, 주위의 푸른 난초들 사이에서 단연 군계일학으로, 확실하게 맑은 노란색을 띠고 있는데요,
100%는 아니지만 90% 정도는 서 성(曙 性)이 확실하고, 이런 종류에서는,
녹색의 무지잎에서보다 홍화, 황화, 주금화등 색화가 나올 가능성이 월등히 높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글을 올리면서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는데요,
혹여, 산채 초보자 분들이 이 글을 보시고서, 온 산의 노란색을 띤 춘란을 모두 캐올 것 같아서입니다, 하지만,
난초 잎이 노랑색을 띠고 있다고 해서 모두 서(曙)가 아닙니다,
산속의 난초들은 험난한 자연 상태에서 그대로 노출되어 자라기 때문에,
토끼나 고라니 등 짐승들이 뜯어먹거나 밟혀서, 잎사귀가 찢어지거나 잘려 상처 난 부분에서 노란색을 띠는 것도 있고,
밑부분에서 병이들어 썩어들어가면서, 그리고,
떨어진 낙엽 속에 갇혀있다가 짐승들이 지나다니면서 발로 걷어주면,
갑자기 강한 햇볕에 노출되어 노란색을 띤 경우도 있거든요,
이 외에도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서 노란색을 띤 난초 잎들은 많은데요,
이럴 때 확인하는 방법은 잎의 앞 면과 뒷 면을 대조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서 성을 확인하는 것만이 아닌 무늬종 확인도 가능한 방법인데요,
햇볕이 비치는 앞 면은 노란색이나 백색인데, 미치지 않은 뒷면이 푸른색을 띤다면 100% 가짜이며,
앞면에 무늬가 들어있다면, 뒷면에도 반드시 같은 면적의 무늬가 들어있어야 한다 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막 올라오는 새싹이 아무리 화려한 색을 띠고 있어도, 잎의 투명도를 보면 금방 확인이 가능합니다,
즉, 난초 잎이 맑은 색이 아닌 탁한 색이라면 거의 가짜라는 것이며,
뭐 이정도 알려드리면, 아무리 초보자라도 실수로 무지 난초 캐 오는 횟수가 그나마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약 40년 전 처음 자생란 산채 붐이 일어났을때, 너도나도 모두 초보자들이라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저 자신도 많은 실수를 했기 때문에,
이런 전철을 다른 분들이 반복해서 걸어가는 것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가치가 전혀없는 무지 난초라도, 꽃이 피고 종자가 달려서 씨를 퍼뜨려야만이 새로이 변이종도 나오는 것이기에,
흔히들 가볍게 생각하고 마구잡이로 캐오는 것을, 싫어하기 보다는 저주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코로나19 시대인 요즘,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나만의 취미생활을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자생란 산채,
비싼 장비 갖추려고 자금 부담가질 필요도 없고, 메이커 등산복 입고서 우쭐우쭐 자랑질할 필요도 없이,
그저 가벼운 청바지 차림에 등산화(등산화보다는 워커) 신고서,
난 채취하거나 지나가는 길 확보하기 위해서 잡목 쳐내는데는, 접이식 낫 하나면 족하고,
비록 빈 손으로 돌아오더라도, 건강이라는 무형의 재산을 얻는 길이기에,
이번의 경우 뿐만 아니라 1년에 몇번이나 헛탕을 치는데도, 그래도 즐거운 자생란 산채길,
이 글을 접하시는 여러분들도 한번쯤 관심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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