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루고 미루던 소나무 접목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예년보다 추위가 길어진 날씨 때문에 미루었고,
지난달에는 전남 고흥지방으로 자생란 산채 간답시고 미루고.
산채 갔다 와서 곧바로 작업에 들어가야 했지만, 접목에 자신이 없어서 또다시 미루기를 수 일째였는데요.
이렇듯 미루고 또 미루다가, 마지노선을 넘기 직전인 오늘 드디어 시작한 것입니다.
오늘 같은 난감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제 블로그에서도 그리고 네이버의 중고나라에서도 글을 올려서, 소나무 접목 잘하시는 분을 찾았던 것인데요.
제 블로그야, 들어오는 분들이 얼마 되지 않기에 그렇다 치더라도.
일단 올려놓기만 하면 거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과가 나오는 네이버 중고나라에서 조차도.
소나무 접목 잘하시는 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한없이 기다릴수만은 없었기에, 블로그나 카페에 소나무 접목글 올린분들을 찾아 직접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청산유수처럼 올린 글 내용과는 다르게, 요리조리 핑계를 대면서 거절하던데요.
그만큼 소나무 접목에 자신이 있는 분들이 많지않다 는 증거이기도 하겠지요. 따라서,
행여나 단 며칠사이라도 접목 잘하시는 분이, 제가 올린 글을 보고 연락하시기를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도저히 더 이상은 지체할 시간이 없어서, 결국 오늘 제 손으로 시작한 것인데.............ㅎㅎㅎㅎ
사진으로 보이듯이, 대목의 수고가 긴 이유는, 벌써 2년째 접목에 실패한 나무들이라서 그렇고.
이렇듯 커 버린 상당히 높은 부분에다 할접대신 복접 방식으로 고접을 붙인 이유는.
금송이나 여송 그리고 유송 등 변이종 소나무들을 접목시킨 다음,
노지에서 자생란을 기르려고 계획 잡아 놓은 밭에다 심고, 햇볕 가려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
저접을 붙이면 본연의 역할을 할 때까지 수년이 더 걸릴 것 같아서 인데요.
처음 계획은 저접을 붙인 다음, 제 블로그나 옥션에서 판매할 생각이었습니다 만, 계획이 수정된지라,
활착되는 개체들이 많더라도, 판매할 수 있는 량은 얼마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의 상황이야 어찌 되었든지,
이제는 활착률이 높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을 없을 것 같고요.
글 마지막으로, 소나무 접목 초보자가 더 초보자님들에게 알려드리는 소나무 접목 기술입니다.
1, 소나무를 비릇해서 각종 나무들을 접목하는 첫 번째 조건은, 접목기술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며, 이 내용은 그 어떤 접목글 올린 사람도 써 놓지 않았더군요)
접목기술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접목할 접수를 시기에 맞추어 수집하고 보관하는 일인데요.
영상 2℃에서 5℃의 안정적인 온도아래 습도가 유지된 상태로 둔다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며.
이 부분에서 확실하게 보관만 했다면, 전체 소나무 접목의 성공률은 절반 가까이 이루었다 는 말이 됩니다.
2, 소나무 접목 성공률에서 가장 비중이 큰 문제는, 일정량의 습도입니다.
다른 나무 종류들과는 달리,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는 소나무 접목은 거의 99% 실패라고 봐도 되겠지요.
사진으로 보이듯이, 접목하는 부분 뒤쪽으로 비닐이 처져있는 것도 이 문제 때문인데.
사실 이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저의 타고난 게으른 습성이 이 부분에서 소홀한 바람에 접목률이 바닥이었던 것입니다.
3, 비닐 씌운 다음 문제는 한낮의 고온입니다. 따라서,
온도가 너무 높지 않게 70~95% 차광망을 덮어 주어야 하는데, 비닐의 상태를 봐가면서 쳐주십시오. 즉,
새 비닐이라서 햇볕 투과량이 높다면 95%, 오래되고 이물질이 묻어 투과량이 적다면 50~70%의 차광망이 좋겠지요.
(위 사진 상의 비닐에 이물질이 많이 묻어서, 차광망은 50%로 설치했습니다)
그래도 온도가 오른다면 한낮에는 한쪽을 약간 열어주어야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접목된 나무들이 심어진 바닥으로 물을 흠뻑 주어 습도 유지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소나무 접목 시 중요도를 굳이 %로 나눈다면,
접수보관이 40% 정도, 습도유지가 50%정도, 나머지 10%는 접목기술이라고 봅니다.
4, 올해의 접목방식은 작년의 할접(나무 윗부분을 자른다음 가운데를 쪼개서 접수목을 붙이는 방식)이 아니고.
나무 옆구리를 자른다음 접수목을 끼워넣는 복접 방식으로 했는데요. 소나무를 이 방식으로 접목하면,
설령 잘못되었더라도 윗부분이 잘려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성장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나무 접목 개론은 이 정도만 알아도 기본 지식은 터득한 것이고, 나머지는 실기인데.
사실 접목 실기는, 아무리 말로 떠들어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실전인데요.
이 문제는,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눈으로 익힌 다음 직접 실행하다 보면,
하루 정도의 연습만으로도, 스스로 발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초보자 여러분들은 저 처럼 망설이다가 시기를 놓치지 마시고, 과감하게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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