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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한담

대나무(오죽) 옮기는 시기 2

by 扁宜雪裏不爭春 2020. 3. 31.

 

 

 

 

 

 

 

요즘 오죽이 잘나가고 있습니다,

그 전처럼 한꺼번에 몇 백주씩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적으면 5~6개 많으면 20개 정도의 소량 주문들이라, 이런 자질구래한 요구들을 들어주려고

모종 만들어 놓은 논산 농장과, 오죽이 자라고 있는 대전 농장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몸은 고달픈데 소득은 별로 없는지라, 열만 받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더욱 열 받게 하는 전화들이 있으니,

하루건너 오죽들이 시들어간다는 항의성 전화들입니다, 물론 제 잘못도 있습니다,

오죽 판매글에 미리 공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올해는 비록 늦었더라도 지금이라도 글을 올려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피곤함을 무릅쓰고서 글을 올려봅니다,

어제도 대전 농산물 공판장에 가서 토란 경매장에 보내고 농장에 가서 오죽 캐고왔거든요,

  

  

오죽은 상록성입니다, , 년 중 내내 잎이 소나무처럼 푸르다 는 것인데요,

대나무가 소나무 보다 옮기는데 더 취약한 이유는,

소나무 같은 경우에는 잎이 침엽성이어서 수분 증발량이 적지만, 대나무는 잎들이 넓어서 수분 증발량이

많다는 것이고, 잔뿌리 또 한 적어서 뿌리에 흙을 붙여서 분을 뜨기가 상당히 어렵다 는 점입니다,

이처럼 년 중 내내 잎이 붙어있고 따라서 수분 증발량도 년 중 내내 이어지는 상록성인 나무 종류는

옮겨심는 시기를 잘 선택해야지만, 옮긴 후에 잎이 시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데,

상록성 식물들의 옮겨심기에 가장 좋은 시기를, 제 개인적으로는

10월 말부터 12월까지 중순까지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옮겨 심는 소나무나 대나무들은 웬만해서 잎이 시드는 것을 볼 수 없는 이유를,

추운 겨울철에는 잎이 탄소동화작용을 거의 멈추는 시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만 하고 있는데요,

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12월 말 경부터 120일 경 까지 강추위가 닥치는 시기인 데,

이 시기에 추위로 죽는 개체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지요, 물론,

옮겨 심지 않고 기존에 있던 식물들이야 아무리 추운 겨울철이라도 버티는데 반해서,

가을철 옮겨 심는 나무는, 심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나 흙속에 공기가 유입되는 관계로,

냉기가 지하 뿌리부분까지 미치기에 우리나라에서는 남부지방이 아니면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소량으로 옮겨 심은 나무들 같으면,

뿌리를 덮고 있는 흙 위로 두툼하게 낙엽이나 기타 헌 옷가지들로 덮어 줄 수 는 있겠으나,

넓은 면적에다 숫자까지 많다면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나무들을 옮기는 분들은 이 부분에 상당히 전문적인 분들이, 나무주변을 큼직하게

분으로 떠서 옮기는 방법이 좋겠지요,

저 같은 경우는 전문적인 지식도 없거니와, 뿌리부분을 크게 분으로 뜰 수 있는 힘 좋은 사람이나

 시간 많은 사람도 아니기에, 가장 근접한 방법으로,

강추위가 지난 시점인 115~20일 경부터 나무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옛날부터 정송오죽(소나무는 정월달에 심고 대나무는 오월 달에 심는다) 이라는 말이 전해진다 고는 하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 상대나무도 역시나 소나무와 같은 시기에 옮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오더군요,

대충 1월 달이나 2월 초까지 옮겨 심은 오죽은 잎이 시드는 개체가 많이 생기지 않는데,

물론, 많이 생기지는 않더라도 몇 개체는 잎이 시드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나무는, 한번 시들기 시작하면 막을 방법이 거의 없는 소나무와는 달리

다행스러운 점이 하나 있는데요,

비록 잎들이 모두 말라서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잎들이 마르는 이유는, 개인적인 짐작으로 자가보호장치가 발동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잎들을 모두 떨어뜨리면 수분 증발량도 적어지기에,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닌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듯 잎이 모두 말라 떨어진 후에는 대나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서

물주기등 관리를 포기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는데,

잎들이 없으면 수분증발량도 없기에 물주기 횟수가 줄어들 뿐, 심어진 흙이 마르지 않게

물주기는 필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관리한 오죽은, 다른 식물들이 잎을 내는 시기가 약간 지나 5월 초순 정도가 되면

그제야 잎들이 새로 나오게 되는데, 정말로 신기한 것은,

잎들이 떨어져버린 대나무는, 아무리 보아도 말라비틀어져서 완전히 죽은 것처럼 보이는데,

가지에서 새로이 잎들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는 완전히 죽어버린 경우도 가끔은 보게 되는데,

그래도 죽었다고 뽑아버리면 안됩니다,

비록 가지는 죽었을 지라도 뿌리는 죽지 않았기에, 6월 정도가 되면 뿌리 쪽에서

새롭게 죽순이 오르기 시작하는데요,

비록 어미가 죽은지라 완전히 홀로 자라는 개체이기에, 줄기가 있는 개체보다는 약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도 죽지는 않았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위의 글을 정리합니다,

1, 상록성 식물인 대나무가 옮겨 심은 후에 잎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싶다면,

가장 좋은 시기는 늦은 가을철이나 이른 겨울철입니다, 다만,

겨울철 기온이 많이 않내려가는 남부지방 외에는 115일이나 20일부터가 옮겨심기에 좋습니다,

2, 2월이 되면서 부터 옮겨 심는 대나무는, 늦게 옮기면 옮길수록 잎들이 더 많이 말라서 떨어집니다,

3, 대나무 잎이 말라 떨어졌다고 죽은 것은 아닙니다,

수분증발을 억제시키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있는데요,

4, 떨어져버린 대나무의 잎들은 기온이 오르면 다시 돋아납니다,

5, 가지에 잎들이 다시 돋아나지 않은 나무라도 결코 뽑아버리면 않됩니다,

5월 말, 6월 초 정도가 되면 연약하지만 죽순이 돋아나오기 때문입니다,

다른 집에서 구입하신 오죽이나 대나무들은 어떨지 몰라도,

저에게  주문하신 대나무들은 최소한 위의 글에서 쓴 상황과 같거나 비슷할 것을 장담하는 사람이기에

앞으로 제게서 오죽이나 왕죽 구매하신 분들 중, 잎이 떨어졌다고 항의성 전화가 오지 않기를 빌면서, 

여담 한마디 적어봅니다,

지난해 서울의 모 병원으로 오죽 200주를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이 오죽 200주를 주문하기 전 해에도 300주를 주문했었는데, 추가로 200주를 더 주문한 것이지요, 그런데,

전년도에 주문한 오죽은 잎들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다음 해에 주문한 오죽은 잎들이 모두 떨어졌다고

짐작으로 원장으로 생각되는 사람에게서 하루 걸러서 전화가 오는데,

얼마나 성질이 났는지, 오밤중에도 술 취한 목소리로, 오죽이 죽으면 당신이 책임지라고 욕을 하더군요,

제가 그랬습니다, 입 좀 닥치고 5월 초까지만 기다려 보라고, 만약 그 뒤에도 잎이 나오지 않거들랑,

받은 돈 모두 돌려주겠다고 했지요, 그런데,....  

5월 달이 들어서면서 부터, 하루 걸러서 오던 술취한 전화가 오지 않더군요, 물론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대도시의 열섬현상으로 다른 곳 보다도 잎들이 빨리 나왔을 거라는 것을,.....

6월달이 넘어가는 싯점에 제가 넌즛이 문자를 보냈습니다,

왜 요즘에는 오죽이 죽으면 변상하라 는 전화를 하지 않느냐구요,

한참만에 답변이 오더군요,

새 잎들이 돋아나서 전화를 하지 않았다나요?ㅎㅎㅎ

 

이상은 60년 넘는 생 중에, 거의 반 이상 37년을, 난초와 오죽과 함께한 사람이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