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한담

치킨값 20000원 시대, 그거 꼭 먹어야 혀?

扁宜雪裏不爭春 2017. 6. 16. 15:44



오래 전의 제 블로그 글을 보면,

닭고기는 여하한 형태의 것이라도 절대로 입에 대지 않는다고 적은 일이 있었는데,

재래시장에서 마구잡이로 싸게파는 닭부터, 마트의 포장된 닭고기, 그리고,

닭고기의 형태조차 사라진 치킨이나, 항생제 문제로 달걀까지도,

입에 대지 않은다는 맹서아닌 맹서는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지켜져 내려오고 있는데요,

제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오래 전 옛날부터 유난히도 비위가 좋지 못한 제가, 어느날, 닭키우는 농장에 들렸는데,

그 농장에서 못 볼 것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즉, 항생제가 섞인 사료는 기본이고,

쉰내와 썩을내가 진동하는 음식점의 쓰레기를 닭사료로 쓰고있는 것을 목격했는데요, 물론,

온전히 음식물쓰레기로만 키우는 것은 아니고, 사료와 섞여주고는 있었지만,

어릴적 앞 뒤마당을 헤집으면서 먹이를 찾던 깨끗한 닭만 보아온 저로서는 대단한 충격이었지요,

그렇지만, 아무리 안먹겠다고 맹세한 닭고기지만, 저도 사람인 고로 가끔씩은 생각이 나기에,

제작년에는 다 큰 닭 40수 정도를 구입해서 키운 적이 있었는데,

저는 여기서 또 한번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ㅡ

일단, 깨끗한 사료와 청결한 환경에서 키운닭은,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달걀을 판매한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인건비는 고사하고 사료값도 안 나온다는 것과,

제가 먹기 위해서 키운 닭 인 지라,

항생제를 쓰지 않기 위해서 넓은 농장안에다 그대로 방사해 놓고, 깨끗한 사료와 야채만으로 키우면서,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지인들에게, 일부러 큰 닭으로 골라서 잡아 손질까지 해서 보내드렸는데,

받으신 분들의 반응이 별로 시원치 않았다 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  궁금해서 그 중에 가장 친하고 가까운 친구에게 슬쩍 물었더니, 하는 말이,

닭고기가 너무 질겨서 먹기가 부담스러웠다 하는데, 참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이 친구의 말을 그대로 옮긴다면, 지금 이 나라의 닭고기는 비정상이 정상인 양 행세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즉,

앞 뒷마당을 마음껏 뛰어놀며 자기가 먹고싶은 것만 골라먹고, 청결하게 자란 닭고기 보다는,

좁은 닭장안에다 움직이지도 못하게 만들어 놓고, 항생제 주면서 만 35일 동안의 짧은 기간동안 키운,

제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너무 어려서 비리고, 밀가루 반죽같이 흐느적거리는 역겨운 닭고기가 더 좋다고, 하다니요?

항생제 문제는 바로 앞 전에 올린 글, "안아키카페" 에 관한 글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만,

국민들 대다수가 이렇듯 입맛이 변해버린 이면에는 닭고기 하면 일단 저렴한 가격에 있을 것인데,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가격이 비싸면서 품질 안좋은 것은 있을 망정,

가격이 싸면서 품질이 좋은 것은 절대로 없다, 는 논리를 대입한다면,

닭을 키운 사람이 흙 파먹고 살지 않은 이상, 절대로 이익없는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고,

치킨값이 얼마나 비싸든 상관없이, 농장주에게 돌아가는 마리 당 2000원 안팍의 가격이,

과연 정상적으로 키운 닭인지는, 초등학교만 다녀도 금방 알 수 있는 상황인데,

어제도 오늘도, 가격 오른다고 떠들줄만 알았지,

이렇듯, 품질과 가격에서 비위상하는 치킨 안먹겠다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언제부터 치킨이라는 음식이, 소위 국민간식이 되어버렸는지는 모르지만,

또 한가지 제 기준으로 보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이 있는데, 예로,

치킨에 들어가는 양념 그대로  튀김옷을 만들어서, 닭 아닌 다른 고기나 야채에 입히고 튀겨낸다 가정하면,

과연, 그 맛이 어떨지,  생각이나 해 보셨는지요?

제 생각에는, 원 재료가 닭이 아닌 다른 동물성이나 식물성 재료라도 그 맛은 비슷할 것이라 생각합니다,즉,

닭고기의 맛이 아닌 순전히 양념 맛이라는 것인데요

어떤 종류의 음식이든지,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그 식품 본래의 맛이 생성되어지는 것인데,

겨우 35일 정도의 기간동안, 닭장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자란 닭이 과연 맛이나 제대로 들었을까요?

지금 읽고 계시는 이 글이 헛소리 같다면, 이 처럼 대량으로 키운 닭고기와,

위에서 적시한 저의 방법으로 키운 닭고기를 양념없이 삶아놓고 같이 시식해 보신다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인데요,

대량으로 키운 닭고기를 한번도 먹어보지 않아서 그 맛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농장에서 항생제 없이 방사해서 키운 닭고기는, 아무런 양념없이 삶아도,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은,

경험으로 알 수 있답니다,

대량으로 키운 닭고기 아무리 비싸봐야 소고기 값의 3분의 1도 않되기에,

고기에 환장한 사람들에게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쓰레기에 가까운 음식, 자고나면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지는,

우리 모두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순수 채식론자는 아니지만, 될 수 있는 한  육류를 금하고 살아가는 제 경험으로도,

어느 고기든, 육류에 환장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 만은 아니라고 보여지니까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