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두릅 수확
"나"라는 사람은 나 자신이 생각해도 참으로 멍청하다,
두릅나물을 좋아해서, 도시에 살 때는 해마다 봄철이 되면 참두릅에 10만 원 정도 소비하였는데,
시골로 내려오면서는 시장에 자주 갈 일이 없을 것 같기에,
아예 심어서 먹고자 구입한 참두릅 나무가 100주,
참두릅만 100주가 아니었다, 땅두릅도 이에 못지않게 많이 캐와서 심었더니,
처음으로 생산된 작년부터, 참드릅 땅두릅이 차고 넘치다 못해 썩어나갈 지경이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멍청한 짓을 했는지 실소만 나오는데,
어차피 판매할 것도 아닌 참드릅과 땅두릅, 각각 10주 정도 합 20주만 심어도 봄 한 철 먹는 데는 훌륭할 것인데,
욕심이 지나쳐서 200주를 심었으니 그 량이 얼마나 많겠는가?
주위에 사시는 동네분들이 팔팔한 젊은 사람들이라면, 어차피 버리는 두릅이니 모두 따가시라고 하였겠지만,
모두들 오늘 내일 하는 분들이 태반인 데다가, 나 자신 남과 어울리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이웃들에게 나눠주던지 팔아먹던지 하라고, 죄 없는 집안 형제들에게 모두 보내고 말았다,
올해는 작년과 같은 멍청한 짓을 되풀이 하기 싫어서, 1월 달부터 참두릅과 땅두릅을 모두 판매에 올렸더니,
땅두릅은 내가 먹을 량 정도만 남기고 모두 팔렸고,
참두릅도 2년 된 굵은 것은 팔리지 않았지만, 여기서 새로 올라온 어린 나무들은 주 당 700원이라는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힘입어 모두 팔렸는데, 오뉴월이 내일 모레인 지금도 구입 희망자가 문자를 보낸다,
글 첫머리에 "모두 판매되었습니다"라는 글귀를 빨강 글씨로 크게 써 놓았는데도 불구하고,.....ㅎㅎㅎㅎ,
위 사진은, 지난 1월 달에 자잘한 새끼주는 모두 판매하고 굵은 어미 주들은 하나도 판매하지 못한지라,
농장 한 쪽 귀퉁이에 옮겨 심었는데, 올해도 100여 주에서 고스란히 참두릅 순이 달렸다,
내가 항상 나무 옮기는 시기를 1월 중순 경으로 잡는 이유는,
이 시기에 옮긴 나무들은, 따뜻할 때 옮긴 나무들과 달리 몸살을 하지 않아,
두릅나무뿐만 아니라 모든 나무들에서 힘차게 새싹이 나온다는 것인데,
사진에서 보이듯이, 모두들 힘차게 올라오는 참두릅 무리들 중에는,
이미 수확시기를 놓쳐버린 것들도 보이고 있는데,
올해는 또 누구에게 보내서 소비시켜야 할지?....
과유불급이라는 옛 말이 있듯이, 부족한 것도 남아도는 것도 모두 문제로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