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수양홍매의 비극

扁宜雪裏不爭春 2021. 12. 3. 00:02

 

 

수고 2m 이상된 200여 주 나무들을 잘라버린 수양 홍매 밭이 처참하고 허전하다,

 

지난 겨울철의 혹독했던 추위로 나무들이 죽었지만, 차마 자르지 못했던 것은,

 

그나마 몇 개 살아남은 개체라도 있다면 건져보겠다는 애달픈 마음에서였는데,

 

가을이 지나고 겨울철이 다가오는 이 즈음까지도 황량한 모습을 하고 있기에,

 

추위에 강한 자잘한 명자나무(산당화) 수 백 주로 대처하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듯 최악으로 치닫은 원인은 내게 있다,

 

당시 수양 홍매 묘목을 원하는 분들이 많기로, 급하게 경남 사천으로 500주를 구입하러 갔을 때,

 

"접목된 수양 홍매가 국산인가요?" 했더니, 분명하게 "그렇다" 고 대나무 쪼개듯이 확실하게 말했다, 그러나,

 

인간의 말은 절대로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는 사실을, 잠깐 잊고 말았다 는 것이다, 물론,

 

지난 추위로 얼어 죽기 전까지, 옆에서 수년 동안 키웠음에도 알 수가 없었던 것은,

 

구입해서 4년 동안은 대전에서 키웠기 때문에, 대도시 열섬현상으로 단 한 개체도 죽지 않았지만,

 

이사 온 논산은 그렇지 못한 관계로, 지난 추위에 거의 99%가 얼어 죽고 말았는데, 분명한 것은,

 

접수목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토종이었다면, 아무리 최남단 제주도에서 가져왔다 고 해도,

 

이제껏 수 십 년 경험 상, 이렇듯 처참한 상황은 마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에서 접수목을 구했기에, 구매자로 하여금 이렇듯 황당한 상황에 이르게 만들었을까?

 

짐작이지만, 거의 99% 그들이 가져온 수양 홍매 접수목은 중국 남부지방이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접수목이 우리나라 토종이었다면,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하더라도

 

이렇듯 처참하게 전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는 것이다,

 

허전한 마음에 100여 주 정도라도 토종으로 다시 구입할까? 생각했지만, 또다시 이런 악질 농장주 만날까 겁이 나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내 일생의 수양 홍매는, 이것으로 마감해야겠다 고 생각하니,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을씨년스러운 늦가을비와 더불어 마음속까지 우울해진다,

 

혹여 인연이 있어 이 글을 접하시는 분들은, 경남 사천 근동의 농장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수양 홍매는

 

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절대로 구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경남 사천 농장도 그렇거니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싼 가격의 수양 홍매는 거의 100% 중국 수입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