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한담

메주를 만들었습니다,

扁宜雪裏不爭春 2020. 2. 5. 22:42





어제, 일생 처음으로 메주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사용할 된장과 간장을 만들기 위해서 인데요,

제 상황을 모르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 웬 대가족? 하시겠지만,

사실은 두 사람이 고작입니다, 하지만,

쌀보다 밀가루를 더 소비하는 요즘 사람들과는 달리, 쌀을 더 소비하는 사람이라서

간장이나 된장도 더 많이 소비를 하는데요, 사실은, 간장과 된장이 좋아서 많이 소비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치기만 나와도 병원부터 찾는 요즘 사람들과는 달리,

될 수 있으면 자가 면역치료에 더 중점을 둔 사람으로, 부드러운 가루음식 보다는

우리나라 재래식 거친 음식을 더 선호하기에 어쩔 수 없는 소비행태 인데요, 그러다 보니,

먹는 입은 적을지라도 사용빈도가 높고 따라서 소비되는 량도 먹는 사람 숫자에 비해서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이 소비한다고 해도,

기껏해야 1~2만 원 대의 국산품 된장 간장 값이 부담되어 메주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구입한 된장 간장을 다 먹은 후에 버리는 빈 통을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인 데요,

버릴 수도 태울 수도 없는 빈 통들을 계속 모아만 두다보니,

어느덧 농장 한 켠에 쓰레기장이 만들어져 버린 결과를 낳고 있어서입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하우스에서 나온 비닐이나 플라스틱 포장지가 나오면 모아 두었다가

수거해 가시는 분에게 연락하면 두말없이 처리를 해 주시곤 했는데요,

중국으로 수출길이 막힌 이제는, 아예 전화조차도 되지 않습니다, 물론,

농장 한 켠에 쌓인 플라스틱 빈 통들이 모두 된장 간장통 만은 아닙니다,

온갖 각양각색의 빈 통들이 모두 모여 있는데요,

오늘 만든 메주는, 이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 무언가 깨달은 면이 있어서입니다, ,

만들어진 식품을 운반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포장지는 필수인데,

지구촌 어느 동네를 막론하고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줄이기에,

미력한 힘이나마 조금이라도 동참하기 위해서라고 하면 조금은 이해해 주실까요?

죽어서 파도에 떠밀려온 고래 사체에서, 수 십 키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 것을

온라인으로 확인한 저로서는, 가능하다면 비닐봉지를 쓰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어쩔 수 없이 들어오는 것들은 모아두었다가,

저에게 토란이나 타로, 그리고 묘목들을 구입하시는 분들에게 다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만든 메주는 개인적으로는 재활용을 하려해도 비용이 더 드는 플라스틱 용기들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려는 궁여지책인 것입니다,

100년도 못사는 인생이 후손들에게 쓰레기까지 떠넘기고 죽을 수는 없기에,

살면서 사용하는 것들 중에 대체할 수 없는 것들이야 어쩔 수 없이 이용한다 하더라도,

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억제해 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지요, 사실,

제 개인적인 플라스틱 줄이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실행해 왔다고 자부하는데요,

상품에 비해서 과대한 포장지를 사용한 물건은 구입치 않았었고,

특히 일회용 작은 포장은 거의 불매수준으로 멀리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폐비닐을 많이 생산하는 식품이나, 일회용 포장 김 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구입하지 않았고, 작은 사이즈의 샴프나 린스 대신 대형 사이즈로 구입해서

몇 년간 쓰고, 집안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일장연설을 하는 등.

나름대로 폐플라스틱 줄이기에 노력은 하고 있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지요,

위에 올려놓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생전 처음으로 만든 메주라서 울퉁불퉁 들쑥날쑥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지만,

짐작컨대 저 정도의 량이면 우리 집 식구가 5년 정도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이 메주를 만들기 전에 재래시장에서 만들어 놓은 가격을 물었더니,

위 사진속의 메주 중 가장 작은 사이즈와 비슷한 크기로 3만원을 달라 하기에

3만원을, 온라인에서 중국산 콩으로 구입하여 제가 직접 만들었다 는 것입니다,

생전 처음인지라 콩을 삶을 때 물의 량을 몰라서 밥 지을 때의 량만 부었더니,

동네 노인분이 절대로 부족하다고 하시기에, 아예 죽 끓일 때의 량을 붓고 삶았더니 적당하던데요,

혹여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동참하시겠다면 참고하시라고 적습니다,

웬만큼 물이 많아도 상관없으니, 될 수 있으면 물을 많이 붓고서 샌 불로 끓인 다음,

약한 불로 2~3시간 정도 더 삶아서 콩을 만지기만 해도 문드러져 나갈 정도로 삶아야 한다 는 것입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간장과 된장은 같거나 비슷한 용량임에도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간장의 예를 보면, 같은 용량에 가장 저렴한 것은 3000원대가 있는가 하면,

2만 원 대의 비싼 가격도 있는 것을 보면서 저렴한 것과 비싼 것 중 선택에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글이 계기가 되어 직접 만들어 보심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