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의 향기

고시조의 향기 5(기생들의 시가 20편,)

扁宜雪裏不爭春 2013. 6. 19. 02:09

 

唐虞를 어제 본 듯, 漢唐宋을 오늘 본 듯.

通古今 達事理하는. 名哲士를 어떻다고.

저 설데 歷歷히 모르는. 武夫를 어이 좇으리.

 

唐虞: 도당과 유우의 시대. 덕으로 백성을 다스리던 요순시대.

漢唐宋: . . 송 세 나라. 經學이 융성하던 시절.

통고금 달사리: 고금의 일을 두루 알고 사리에 밝음.

명철사: 명철하고 사리에 밝은 선비.

저 설데: 자신의 처지.

역력히: 뚜렷이.

 

前言戲之耳라, 내 말쌈 허물 마오

文武一體인 줄, 나도 잠간 아옵거니

두어라, 赳赳武夫를 아니 좇고 어이리.

희지이: 실없이 웃고자 할뿐.

규규무부: 용맹스러운 무인.

문무일체: 문관 과 무관이 한결같이.

 

大國이오, 亦大國이라,

조그만 騰國이, 間於齊楚 하였으니,

두어라, 이 다 좋으니 事齊事楚 하리라.

. : 중국 춘추시대의 강대국들.

등국: 서남쪽에 초. 동북쪽에 제와 접해있던 작은 나라.

간어제초: 제와 초나라 사이에 위치함.

사제사초: 제도 초도 같이 섬김.

 

소춘풍(笑春風):?-?

조선 성종 때의 영흥명기. 가무와 시가에 빼어나고 해학과 풍자에 능하여

성종의 총애을 받아 選上妓가 되었다.

서울에서 4년 동안 살면서 성종의 지극한 사랑을 받다가 성종이 38세의 젊은 나이로 승하하자 서울을 떠나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다.

입산 시 28세로 법명은 雲心.

 

 

 

 

 

燈盞불 그무러갈 제, 前짚고 드는 님과,

五更鍾 나리을 제, 다시 안고 눕는 님을,

아무리 白骨塵土된 들, 잊을 줄이 있으랴.

 

그무러갈 제: 꺼질 때.

창전: 창가.

오경종: 오경(오전 3-5)을 알리는 종.

나리을 제: 내릴 때. 울릴 때.

 

매창:

임을 향한 자신의 절절한 사랑을 노래한 것.

긴긴 밤 잠 못 이루고 임을 기다리며 하얗게 지새울 때.

어느덧 기름이 다한 등잔불도 꺼져가려 하는데

그제야 나타난 임이 창턱을 짚고 방안으로 기어든다.

그 기쁨이 어떠하겠으며, 깜박 잠이 든 듯했는데 ,

오경종 칠 무렵, 다시 임이 품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난다.

그런임을 내가 죽은 들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연인들의 밀회가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비장감마저 들게하는 작품이다.

 

 

 

 

 

梅花 옛 등걸에, 봄절이 돌아오니,

옛 피던 柯枝에, 피엄즉도 하다마는,

春雪亂紛紛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난분분: 어지러이 흩날리는 모양.

필동말동: 필지말지.

 

매화(梅花): ?-?

조선 영조 때의 기생. 황해도 곡산 출신.

靑丘永言에 시조 8수가 전할 뿐 별다른 기록은 없다.

이 시조는 梅花에 대해 읊은 것 이지만 지은이 이름도 매화인 만큼

자신의 덧없는 젊음과 늙어감을, 한탄한 내용으로도 보여 진다.

또 어떤 이는, 春雪이란 기녀에게 연인을 빼앗기고,

허망한 마음을 노래한 것이라, 풀이하기도 한다.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을 온 몸으로 느끼며, 매화나무 앞에 섰을 때

문득 입에 올려지곤 하는 시조로, 왠지 정감이 가는 노래이다,

 

 

 

 

 

묏버들 갈해꺾어, 보내노라 임의손대,

자시는 밖에, 심거두고 보소서,

봄비에 새잎 곳 나거든, 날 인가도 여기소서.

 

묏 버들: 산 버들.

갈해 꺾어: 가려 꺾어.

손대: 에게.

 

홍랑(洪嫏): ?-?

조선 중기의 기생. 시인. 홍원 출신.

1573(선조 6) 시인으로 이름이 높던 孤竹 최경창(1539-83)

북도평사로 경성에 있을 때, 그와 깊이 사귀었다.

이듬해 봄, 벼슬이 바뀌어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을 때

쌍성(영흥)까지 천리길을 따라와 작별하고 돌아가다가,

함관령에 이르러 시조 한 수를 지어 고죽에게 보냈다.

그 뒤 3년 동안 소식이 끊겼다가, 고죽이 병석에 누었다는 말을 듣고

그 날로 길을 떠나 이레 동안, 2000리 나 되는 길을

밤낮으로 걸어 서울에 도착. 그의 병을 간호했다.

때마침 국상기간이라, 이것이 문제되어

고죽은 파직되고, 홍랑은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죽이 먼저 죽어(45세로 객사. 반대 정파에 의해 암살됨) 파주 땅에 묻히자 다시 달려와 그 묘를 지키며 수절(초막을 짓고 9년 동안) 하다가, 죽어서는 그 옆에 묻혔다.

임진왜란이 나자, 남편의 유고를 거두어 고향 홍원으로 피난 했다.

오늘날 고죽시집이 전하는 것은, 모두 그의 덕이며.

파주 교하면 청석리 산기슭에 고죽과 나란히 묻혀있다.

해동시선에 한시 1수가 전한다.

 

 

 

 

北斗星 기울어지고, 更五點 잦아간다,

十洲 佳期는, 虛浪타 하리로다,

두어라, 煩友한 님이니 새와 무슴 하리오.

 

경오점: ()은 하룻밤을 5, 경을 다시 5점으로 나눔.

잦아간다: 다해 간다.

십주 가기: 십주는 신선이 산다는 섬.

가기는 처음으로 사랑을 맺는 시기. 곧사랑의 보금자리.

허랑타: 미덥지 못하다.

번우: 친구가 많은

새 와: 시샘하여. 시기하여.

 

다복(多福): ?-?

신원 미상의 기녀. 海東歌謠에 위 시조 1수가 전할뿐이다.

북두성 기울어진 것을 본다는 것은 여름밤을 하얗게 새웠다는 뜻이다.

이제나 저제나 임이 올까 하다가 ...... 그러나

임은 밤이 새도록 오질 않는다.

鴛鴦衾枕 펴놓고 사랑의 보금자리를 잔뜩 기대했던 자신을 돌아보니

쓴웃음이 절로난다.

나에게는 임뿐이겠지만 임에게는 다른 벗(또는 여자)들이 많으니

시샘한 들 무엇이겠는가? 하고 체념하고 만다.

 

 

 

 

 

 

山村에 밤이드니, 먼뎃 개 짖어온다,

柴扉를 열고보니, 하늘이 차고 달이로다,

저 개야, 공산 잠든 달을 짖어 무삼하리오

 

시비: 사립문.

무삼: 무었,

 

千錦(천금): ?-?

기생 이라고 전할 뿐, "화원악보에 시조 1수가 전한다.

산마을에 홀로 사는 여인의 고즈넉한 외로움을, 그림처럼 옮겨놓은 시가.

깊어가는 가을밤 산마을의 고즈넉함과 쓸쓸함이 묻어나는

서정적인 노래이다.

 

 

 

 

 

相公을 뵈온에, 事事를 믿자오메,

拙直한 마음에, 들까 염려이러니,

이리마 저리차 하시니, 百年同抱 하리이다.

 

*상공: 정승. 여기서는 감사를 일컬음.

사사: 일마다 모든 일.

졸직: 옹졸하고 곧음.

백년동포: 평생 부부로서 같이 삶. 百年偕老(백년해로).

이리마 저리차: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小栢舟(소백주): ?-?

조선 광해군 때의 평양기생, 재기가 넘치는 명기로서 이름을 떨쳤다.

靑丘永言에 시조 1수가 전한다.

이 시조는 다음과 같은 사연을 갖고 있다.

광해군 때 평안감사 엽이 손님과 장기를 두다가

소백주에게 장기의 말 이름을 넣어 노래를 부르라 하자,

즉석에서 지어 부른 것이다.

초장의 상공은 장기의 을,

사사는 를, 을, 을, 이리마는 를,

저리차는 를, 동포의 포는 를 각각 가리키는 것이다.

이렇게 같은 음을 이용해 장기의 말이름을 다 늘어놓으면서

그 속뜻은, 자신의 은근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으니

참으로 재기 발랄한 여인이라 하겠다.

 

임이 가신 에, 消息頓絶하니,

밖의 櫻桃花가, 몇 번이나 피었는고,

燈下에 홀로 앉아, 눈물겨워 하노라.

 

돈절: 아주 끊어짐.

밤중만: 밤중쯤.

등하: 등잔불.

송대춘(松臺春): ?-?

평남 孟山의 기생으로 18세기 후반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

 

꽃의 등급

옛 어른 들의 꽃에 매긴 등급.

1등에 매화. 연꽃. 국화

2등에 모란.

3등에 동백화,

4등에 홍도, 벽도,

5등에 삼색도(한 나무에 세가지 꽃이 피는 복숭아나무. 해당화).

6등에 행화(살구꽃)

7등에 이화

8등에 석죽화(패랭이 꽃)

9등에 향일화(해바라기) 등급을 매기고, 기준은,

예술성 높고 뛰어난 운치를 1등, 부귀를 2, 그저 운치만을 3등이나 4. 번화한 것을 5-6.

어느 한 장점을 갖는 것을 7-9등으로 등급을 매겼다.

 

 

솔이 솔이라 하니, 무슨 솔만 여기는다,

千尋 絶壁에, 落落長松 내 긔로다,

길 아래 초동의 접낫이야, 걸어볼 줄 있으랴,

 

솔이: 소나무 지은이 자신.

솔만 여기는다: 솔로만 여기느냐.

천심절벽: 천길 낭떠러지.

초동: 나무하는 아이.

접낫: 조그마한 낫.

 

松伊(송이): ?-?

강화 기생으로 박준한이라는 해주 선비를 사랑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뿐

다른 기록은 전하지 않고.

海東歌謠에, 이 시조 1수가 전할 뿐이다.

일찍이 어떤 이(정병욱)는,

우리 옛시조 1648수를 대상으로, 꽃 이름이 든 시조를 뽑아 보았는데.

모두 108수가 뽑혔고, 꽃의 종류는 20종이라 했다.

꽃이름이 나오는 횟수를 보면,

복숭아 꽃(도화). 매화. 국화. 자두꽃(李花). 목화. 벼꽃의 차례,

정병욱은, 꽃들을 소재로 한 시조의 주제는,

은둔이 반 이고, 나머지는 늙음과 임에 대한 사랑등이라 했다.

 

 

 

 

 

 

어이 얼어 자리, 므스 일 얼어 자리,

鴛鴦枕 翡翠衾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여 잘까 하노라.

 

*얼어 자리: 얼어서 자리.

므스일: 무슨 일.

원앙침 비취금: 원앙을 수놓은 베개와 비취색의 비단 이불.

 

&한우(寒雨) ?-?

선조 때 평양의 유명한 기생.

밑에서 다시 설명,

 

 

 

 

 

죽어 잊어야 하랴, 살아 그려야 하랴,

죽어 잊기도 어렵고, 살아 그리기도 어렵구나,

저 님아 한 말씀만 하소라, 사생결단 하리라.

 

그려야: 그리워해야.

하소라: 본래는 하였노라. 하노라의 뜻이지만 여기서 는해다오의 뜻.

 

매창:

사랑의 고통이 극에 이르러, 그냥 내지르는 호소이다.

비유도 꾸밈도 체면 도 없이, 직설적으로 쏟아낸 듯한 노래이다.

그 결말이 비극적이지 않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갖게도 한다.

이 사랑의 대상은 유희경으로 보이며, 결국 그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내 언제 이 없어, 님을 언제 속였관대,

月沈 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없네,

秋風에 지는 잎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 믿음 신의.

월침 삼경: 달이 진 한밤중.

온 뜻이: 오는 기척이. 오는 기미가.

 

황진이(黃眞伊):?-?

오지 않는 임을 기다리는 것만큼 사람의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 달리 있을까.

임을향한 애틋한 심사와 안스러운 기다림을

이처럼 잘 표현해낸 시도 드물다.

이 작품은, 화담의 시조, 마음이 어린 휘니에 화답한 시조라고 한다.

 

 

 

冬至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 베어내어,

春風 이불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 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한 허리: 한가운데.

춘풍 이불: 봄바람처럼 따스하고 향긋한 이불.

서리서 리: 긴 끈을 잘 서리어 놓은 모양.

어론님: 정든 임. 어른임. 임의 높임말.

 

황진이:

이 시조는 황진이가 27세 때 만나 6년 동안 함께 살았던

名唱 李士宗과 헤어진 뒤, 그를 그리워하며 지었던 작품으로

가히, 조선 시조 문학에서 白眉라 할 만하다.

 

 

은 옛 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晝夜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노메라.

 

오노메라: 오는구나.

 

황진이:

지은이가 松都三絶 中 하나라고 꼽았던

화담 서경덕의 죽음을 애도하여 지은 것이라 한다.

나는 산이로되 임은 물이라는 언뜻 오연한 마음이 깔려 있음을

초장에서 알 수있다.

흘러간 물이 다시 돌아오지 않듯이, 한번 떠난 임 역시,

돌아오지 않음에 대한 회한과 체념, 그리고 덧없는 삶에 대한 노래이다.

가고 아니 오노메라의 종장 끝 구절이, 여운처럼 길게 남는 작품이다

 

어져 내 일이여, 그릴줄을 모르더냐,

있으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은, 나도 몰라 하노라.

 

어져: 감탄사. 회한의 뜻을 가짐.

내 일이야: 내가 하는 일이여.

그릴 줄은: 그리워할 줄은.

있으랴 하더면: 있으라고 했다면.

가랴마는: 가려 했겠느냐마는,

제 구태여: 자기가 구태여

 

황진이:

사랑하는 임을 떠나보내고 난 뒤의 그리움과

그때 잡아두지 못했음을 뉘우치는 마음을 노래한 것이다.

가람 이병기가 이 한 수의 시조가 나의스승이라고 격찬 하면서

이 시조가 하도좋아, 시조공부를 하게 되었노라고 토로한 바 있는

작품이다 

 

靑山은 내 뜻이오, 綠水는 님의 정이

綠水 흘러간 들, 靑山이야 변할 소냐

綠水靑山 못 잊어, 울어예어 가는가.

 

울어예어: 계속 울면서

 

황진이:

임이 나를 떠나더라도, 임에 대한 나의 사랑은

청산과 같이 변함없을 것임을 노래한다.

임의 정이 나를 떠나서, 계곡을 흐르는 푸른 물처럼 흘러가지만

청산을 못 잊어, 울며 흘러간다는 대목에는,

여인의 자존심을 드러내 보인 것이지만,

오히려, 임을 떠나보내는 마음의 애절함을 더해준다.

 

靑山裡 碧溪水야, 수이감을 자랑 마라,

一到 滄海하면, 다시오기 어려워라,

明月滿空山하니, 쉬어간 들 어떠리.

 

청산리: 푸른 산속.

벽계수: 푸른 시냇물.

 

황진이(黃 眞伊): ?-?

조선 중종 때의 송도 명기. 본명은 으로 일명은 眞嫏. 妓名明月.

개성에서 黃進士陳玄琴 사이에 庶女로 태어났다(?).

미모와 총명, 문학적 자질에 힘입어 詩書. 음률에 당대 독보였으며

수많은 문인. 석학과 교유 했으며 그들을 매혹 시켰다.

자부심이 강하여, 서화담. 박연폭포와 더불어 스스로를 松都三絶이라 했다. 10년 면벽 수도한 生佛 지족선사를, 유혹하여 파계 시키고

왕족인 벽계수를, 시조 한 수로 사로잡았다는 일화 도 있다.

인생이란 덧없고 짧은 것이니

급히 서두를 것이 없이, 쉬엄쉬엄 살아갈 일이라는 내용이다. 

 

 

 

 

이라커니, 섭만 여겼더니,

이제야 보아아니, 正鐵일시 분명하다,

내게 골풀무 있으니, 녹여볼까 하노라.

 

섭철: 잡것이 섞여 순수하지 않은 철.

정철: 순수한 철. .

골풀무: 불 피우는데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

 

진옥(眞玉): ?-?

선조 때 평북 강계의 기생으로만 알려져 을뿐 자세한 기록은 없다. 어느 자료 에서는 이 시조의 지은이가 鐵伊라 되어있다.

 

이라커늘, 燔玉(인조 )만 여겼더니,

이제야 보아아니, 眞玉일시 的實하다,

내게 살송곳 있으니, 뚫어볼까 하노라.

 

송강 (정 철)

 

진옥은 기생이고, 정철은 송강을 가리킨다.

거의 肉談 수준인 이 시조는,

선조 23년 무렵, 반대파 이산해 등에게 밀려,

대신으로서 주색에 빠졌으니 국사를 그르칠 수 밖에 없다는 탄핵을 받고

명천 강계등지로 유배를 떠나게 되었을 때,

강계의 명기 진옥의 소문을 듣고, 정철이 찾아가 수작을 건너고

이에 답한 시조이다.

 

 

 

****이하는 임제의 추파글과, 황진이에 대한 추모시가이다,****

北天이 맑다 커 늘, 雨裝없이 길을 나니,

에는 눈이오고, 들에는 찬비로다,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얼어잘까 하노라.

 

임제(林悌):

寒雨歌로 불리는 이 노래는, 백호 임제가 평양 기생 한우(寒雨)상대로 술을 마시다가, 주흥이 도도 해지자 秋波 삼아 읊은 것이다.

중의법으로, 찬비는 寒雨를 빗댄 것이고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는 상대의 마음을 떠보며 下回를 기다리는 것이다.

다음 시가는, 

기생 한우가, 백호 임제의 시조에

냉큼 접수의 뜻을 담은 시조로, 화답한 글이다.

 

어이 얼어 자리, 므스 일 얼어 자리,

鴛鴦枕 翡翠衾을, 어디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여잘까 하노라.

얼어 자리: 얼어서 자리.

므스 일: 무슨 일.

원앙침 비취금: 원앙을 수놓은 베개와 비취색의 비단 이불.

 

 

한우(寒雨) ?-?

선조 때 평양의 유명한 기생.

 

 

靑草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엇난다,

紅顔은 어디가고, 白骨만 무첫느니,

盞자바 권할 이 업스니, 그를 슬허 하노라,

 

*자난다 누엇난다: 자느냐 누웠느냐.

 

임제(林悌):명종 4(1549)-선조 20(1587)

조선 중기의 시인. 본관은 나주. 호는 白湖.

초년에는 술과 기생에 묻혀 지내다가 20세가 넘어서야 학문에 뜻을 두고

大谷 성운을 스승으로 모셨다.

1577(선조9) 문과에 급제 하고 예조정랑을 지냈으나

당파를 꺼려한 탓에 변변한 벼슬에는 오르지 못했다.

스승 성운이 죽자, 세상과 연 을 끊고 풍류객으로 전국을 누비며 방랑했다. 사람들이 그를 奇人이라 하여, 사귀기를 꺼려했으나

당대의 학자 문인인 이이. 허균. 양사언 등은

그의 奇氣文才를 알아주었다.

방랑 끝에 고향인 나주 화진리 에서 39세의 나이로 요절,

세조의 왕위 찬탈을 풍자한 元生夢遊錄

인간의 심성을 의인화한 愁城誌

식물 세계를 통해 인간 역사를 풍자한 花史

한문 소설과 시조 4수 한시700여 수를 남겼다.

 

푸른 풀이 우거진 무덤에서 자고 있느냐 누워 있느냐?

젊고 예쁜 얼굴은 어디에 두고 백골만이 남아 묻혔느냐?

잔을 잡았지만 권할 사람이 없으니 그것이 슬프구나.

이 시조는, 작가가 平安都事로 부임하는 길에

평소 교분이 있던 黃眞伊의 무덤에서 읊은 것이라고 한다.

자느냐, 누었느냐, 白骨만 묻혔느냐라고

연속적으로 무덤을 향하여 묻는 말 속에

풍류남아의 가슴에 흐르는, 애절한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준비해 가지고 온 술을 따라들고 권하고 싶으나

황진이는 무덤 속에 있으니, 인생무상을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일이 양반의 체통을 떨어뜨렸다고 논란이 되어, 벼슬에서 물러났지만,

그런 것에 개의됨이 없이,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명산을 찾아 즐기다가 세상을 떠났다 한다,

 

 

아이구 지겨워~~~~,

무엇하려 블로그는, 또 다시 시작했는지,.....

오늘은, 이 글 쓰느라, 3시간이나 걸렸구먼,....ㅎㅎㅎㅎㅎㅎ,